실질적 비핵화 없으면…남북경협株 '앙꼬없는 찐빵'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8.09.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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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3차남북정상회담 개시...건설, 시멘트, 철도, 비료 등 경협주 '하락'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평양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2018.09.18.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평양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2018.09.18.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3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됐지만 남북경협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나 실질적 비핵화 합의 없이 경제협력이 가시화되기 어렵다는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되는 분위기였다.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5.97포인트(0.26%) 오른 2308.98에 마감했다. 대표적인 남북경협 수혜업종인 건설업 지수는 2.02% 하락했고 비금속광물(시멘트) 지수도 1.42% 내렸다. 현대건설 (33,100원 ▼150 -0.45%)현대로템 (36,900원 ▲2,500 +7.27%)도 2%대 낙폭을 기록했고 현대엘리베이 (41,300원 ▼150 -0.36%)터만 1.34%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3차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로는 △남북관계 개선 발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중재 및 촉진 △남북간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협 종식이 제시됐다. 의제만 놓고 보면 지난 4월27일 합의한 판문점 선언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실질적 조치가 나오지 않고서는 주식시장에 강한 상승 동력이 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된 실질적 성과물이 제시될 경우 증시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비핵화가 합의문에 실리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구두 합의라도 도출된다면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비핵화나 한반도 군비축소 합의 등 포괄적 군사분야 합의가 나오지 않고 남북교류와 관련된 합의만 나올 경우 부정적 영향을 예상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증시의 관심사는 남북경협 가시화 여부"라며 "비핵화와 관련된 구두 합의가 이뤄진다면 북한 개방과 관련된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나 비핵화와 군축 논의 없는 종전선언 등 원론적 합의만 나온다면 시장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북제재로 현실적 경협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4대 그룹 총수의 이번 남북 정상회담 동행으로 기대감은 높아졌다. 이번 회담에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등이 함께 해서다. 경협 본격화시 그 수혜가 건설, 철도 등 인프라 관련주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남북경협주는 이날 주가가 하락했지만 10월까지 남북, 한미, 북미 정상회담과 유엔총회 등 이벤트가 이어져 당분간 기대감은 유지될 예정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특사 파견 이후 남북정상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에 이어지는 이벤트로 남북경협주의 모멘텀은 다시 시작됐다"며 "장기투자할 종목과 뉴스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큰 기업을 구분에 트레이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4일부터 올해 말까지 약 200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하라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우선 10%의 관세를 부과한 뒤 내년 1월1일부터 25%로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도 비슷한 수준의 보복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이 여전히 팽팽하지만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이슈에 점점 둔감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월 들어 미중 무역협상 이슈가 불거질 때면 시장은 장중 급등·급락한 뒤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투자자들은 처음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의 달인이라고 생각했지만 반복되는 변덕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 번의 충격 요법이 더 있겠지만 그 효과는 점점 더 작아지는 반면 관세의 실질적 피해는 가시화될 것"이라며 "미국에서도 기업과 농민들의 반발이 소비자로까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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