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철원 DMZ '궁예도성' 복원, 남북정상회담 테이블 오른다

머니투데이 김평화, 강주헌 기자 2018.09.1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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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사실상 'DMZ 지뢰제거' 의제로… 군사긴장 완화 '키'

[단독]철원 DMZ '궁예도성' 복원, 남북정상회담 테이블 오른다


강원 철원 DMZ(비무장지대) ‘궁예도성(태봉국 도성)’ 복원사업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른다. DMZ 내 지뢰 제거와 경원선 복원 문제도 자연스레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는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서 궁예도성 복원 사업을 논의한다. 최근 열린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남측이 북한에 이 의제를 제안했고 북측이 받아들인것으로 확인됐다.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정상회담에 동행하는 최문순 강원지사가 힘을 보탠다. 최 지사는 지난달 10~19일 평양을 방문해 궁예도성 남북 공동발굴을 제안했다. 불과 한 달만에 다시 평양을 찾는건 궁예도성 복원이 의제로 올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남북은 4·27 판문점 선언에서 △6·25 전사자 유해 공동발굴 △남북관리구역 확대 등에 합의했다. 이후 문화재 공동연구와 유산 복원 사업을 위한 실무 협의도 활발히 진행됐다. 궁예도성 복원사업은 문화재 남북 공동연구 및 복원사업 1순위로 거론돼 왔다. 궁예도성터는 남과 북에 절반씩 위치했다. 복원을 위해선 남북 협의가 필수란 얘기다.
국회도 이미 움직이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다음달 국정감사 현장일정으로 궁예도성을 방문키로 했다. 남북 문화재 공동 연구와 문화교류협력 사업 추진을 위한 감사가 예정됐다.

궁예도성 복원이 논의된다는건 사실상 DMZ 지뢰제거가 정상회담 의제에 오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복원에 앞서 DMZ에 매설된 대인·대전차 지뢰제거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복원사업이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키'가 될 수 있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궁예도성 남북 공동 복원 프로젝트는 10년 정도 예상되는데, 지뢰를 먼저 제거해야 한다"며 "2~3년 걸릴 이 작업에 국제적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이 DMZ 내 지뢰제거에 공감한다면 경원선 복원사업도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 DMZ는 남과 북 각각 2㎞씩 총 4㎞ 구간이다. 지뢰를 없애고 유해를 발굴하면 남과 북의 길이 연결된다.

문체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1100년의 화려한 역사를 부활시키기 위해 남북이 함께 지뢰를 없애고 궁예도성을 함께 복원하는 순간순간 하나가 전세계와 우리 국민에게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궁예도성은 후삼국 시대를 주도했던 궁예가 건국한 태봉국의 도성이다. 905년 조성됐다. 내성과 외성, 이중으로 구성된 정방형 토성이다. 외성 기준 97만7000㎡ 넓이다.

궁예도성터는 현재 출입이 극도로 제한됐다. 남북 합의와 DMZ를 관리하는 유엔사령부의 동의없인 조사가 어렵다. 사료에 따르면 성곽의 흔적은 물론 석등, 석등대좌, 석탑 등 유적이 남아 있다. 궁예묘로 알려진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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