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FFLER] '미스터 션샤인' 애기씨로드를 가다

머니투데이 박정은 크리에이터 2018.09.1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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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걸음으로 5분만에 돌 수 있는 '미스터 션샤인' 그때 그곳들

보고싶었소.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들이 머무는 곳을.보고싶었소.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들이 머무는 곳을.


가슴 적시는 스토리, 유려한 영상미, 모공 하나 안 보이는 김태리의 피부처럼 연기 구멍 없는 출연진들까지. tvN '미스터 션샤인'을 애정 하는 이유를 들자면 끝이 없겠지? 특히 애기씨(김태리)와 유진 초이(이병헌)가 선사한 숨멎심멎의 순간들은 많은 이들에게 힘든 현생을 버텨내는 낙일 거라고 봐.

길에서 마주친다고..? hmm....interesting...!길에서 마주친다고..? hmm....interesting...!
그런데 말입니다. 아무리 극적인 연출 의도가 담겨있다고 해도 둘이 길에서 마주치는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것 같지 않아? 남녀칠세부동석. 내외하던 시절이라 그런지 공적 소환 절차 외에는 얼굴 보기 힘든 게 둘의 관계라지만. 아무리 그래도 '길을 가다가 마주친다'는 설정은 아쉽더라고. 이야기에 있어서는 개연성이 알파이자 오메가인 것을. (엄격-근엄-진지)



노사연이 부릅니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노사연이 부릅니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미스터선샤인'의 장르가 서스펜스였던가? 대반전이 있어. 알고 보니, 두 주인공들은 길을 가다 마주칠 법한 사이. 즉, 이웃이었던 것! 애기씨가 다니는 목화학당의 배경인 이화학당, 유진 초이가 주둔하는 (구)미공사관, 심지어 쿠도 히나(김민정)가 운영하는 글로리 빈관의 모델인 손탁호텔까지. 네이버 길찾기 기준으로 도보 5분 거리란 말씀!

그 동선, 제가 한 번 걸어보겠습니다. 고증을 위해서 양반걸음으로. 이리 오너라! 컴 히어!



고종 황제가 하사한 부지에 지어진 손탁호텔. 우리나라 최초의 카페다. /사진=국가기록원고종 황제가 하사한 부지에 지어진 손탁호텔. 우리나라 최초의 카페다. /사진=국가기록원
먼저 손탁호텔은 창립자인 앙투아네트 존탁(Antoinette sontag)의 이름을 딴 호텔로, 지금은 그 터만 남아있어. 존탁은 프랑스계 독일인으로 1885년 한국에 와 한국이름 '손탁(孫澤)'으로 불리게 돼. 그 후 조선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서양식 호텔인 손탁호텔을 지은 것인데 그 호텔의 모습이 드라마 속 글로리 빈관과 넘나 유사하지 않아? 제작진, 칭찬해~

그만해. 셋이 얘기하는 거, 학당에 다 들려.그만해. 셋이 얘기하는 거, 학당에 다 들려.
여기서 놀랐던 건 쿠도 히나(김민정)와 손탁 여사의 국적 차이도 그 유려한 건물이 사라져서도 아닌 손탁호텔 터와 이화여고의 물리적 거리였어. 가까워도 너무 가까운 애기씨와 히나. (그리고 그곳에 묵고 있는 유진 초이, 김희성, 모리 타카시… tmi)

가는 동안 노래 한 곡 들으면 되겠다.가는 동안 노래 한 곡 들으면 되겠다.
가장 중요한 건 이화학당과 (구)미공사관의 거리 아니겠어? 정확한 측정을 위해 스톱워치를 켜고 어릴 적 어르신들이 말하던 '양반걸음'으로 천천히 걸어봤어. 근데 웬걸, 결과는 3분 50초 컷. 출입 금지 구역이라 내부 깊숙이 들어가지 못한 것을 감안, door to door로 5분컷이라 하자.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두 분을 '5분 이웃'으로 인정합니다.(땅땅땅)


보신각 더 이상 잃고 싶지 않은 각 /사진=국가기록원보신각 더 이상 잃고 싶지 않은 각 /사진=국가기록원
다음으로 둘이 자주 마주치는 보신각에도 가보려고. 애기씨는 주로 가마를 타고 이동하길래 머플러는 택시를 타고 가봤어. 소요시간 13분, 택시비 3600원. 역시나 가깝다! 도보거리는 23분이니 애기씨가 학당에서 보신각으로 가려면 가마 타고 23분 정도가 걸린다고 보면 되겠어. 드라마를 볼 때마다 보신각이 조금 작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보신각은 여러 번 파괴되고 재건됐어. 오늘날의 보신각은 1979년 8월에 다시 지어진 거더라고.

서소문동 37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동 13층 정동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9:00 - 21:00, 주말 및 공휴일 9:00 - 18:00, 입장료 무료.서소문동 37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동 13층 정동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9:00 - 21:00, 주말 및 공휴일 9:00 - 18:00, 입장료 무료.
그렇게 더웠던 여름의 끝과 함께, '미스터 션샤인'도 어느덧 종방을 앞두고 있어. 역사 속 다섯 남녀의 이야기를 벗 삼아 정동거리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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