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받는 '공매도 피해주'…"연말엔 주도주 부상"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8.09.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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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외인 IT주 매도 속 국내 펀드매니저 중심의 중소형주 '수익률 게임' 지속

증시에서 외국인의 IT주 매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펀드매니저들의 연말 성과 관리를 위한 수익률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연중 공매도 잔고가 많았던 종목들이 선방하면서 연말 주도주로 등극하는 흐름이 뚜렷했다.



탄력받는 '공매도 피해주'…"연말엔 주도주 부상"


13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SK하이닉스 (183,000원 ▲4,800 +2.69%)는 각각 1.12%, 0.80%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우 (68,000원 ▲800 +1.19%)선주는 1.4% 하락했고, 장중 3만5050원의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반면 셀트리온 (191,200원 ▲7,400 +4.03%)은 2.98% 올라 이틀째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 신라젠 (5,090원 ▼60 -1.17%) CJ ENM (83,000원 ▲4,700 +6.00%) 메디톡스 (145,500원 ▼2,000 -1.36%) 등이 강세였다.

9월 들어 12일까지 외국인은 증시서 1조626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IT주 매도가 1조5982억원으로 사실상 IT주를 집중 매도했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업황 고점에 따른 외국인의 IT 업종 차익실현이 계속됐다.



◇펀드매니저, 연말 수익률 관리 개시=대장주 IT가 외국인 매도에 눌리자 펀드매니저들은 중소형주 매매로 수익률 관리에 나섰다. 9월 들어 연말 윈도우 드레싱(기관 투자자들이 결산기에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주식을 사는 것)이 본격화된 것이다.

덕분에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존 공매도 잔고가 많았던 종목들이 숏 커버링(공매도를 위해 빌려 판 주식을 되갚기 위해 다시 사는 매수)에 따른 상승을 연출하고 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액티브 펀드 중심의 성과 반등이 용이한 개별 종목 장세가 시작됐다"며 "액티브 펀드 시각에서 유망한 개별종목의 성과를 만들어가는 강한 윈도우드레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장기업의 이익 증가율이 올해 15%에서 2019년에는 7%로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펀드매니저들은 내년 장에 대비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개편을 단행 중이다. 내년을 대비해 중소형주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연말에는 원래 공매도가 감소하는 경향이 강한 데다 국민연금의 공매도 금지 청원까지 이뤄지고 있어, 중소형주 가운데 최근 공매도 감소가 두드러진 종목이 당분간 유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공매도 압박 종목, 연말엔 상승 압력=공매도 감소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은 코스피에선 셀트리온이고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다. 현재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량은 60일 평균 거래량의 17배 수준으로 코스피 이전 후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시장 상황이 변해 공매도가 어려워지면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인 종목부터 숏 커버링이 진행될 것"이라며 "최근 주가 이격도(괴리)가 많이 벌어진 종목이라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잔량이 많았던 종목 가운데 최근 공매도 감소 폭이 큰 종목이 연말 장세에서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1년간 공매도 수량이 상장주식 수의 4%를 초과하는데 최근 공매도가 줄고 있는 종목으로는 셀트리온 신라젠 GS건설 파라다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카카오 두산인프라코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이 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증시가 공매도가 유리했던 시장인 만큼 연말로 갈수록 공매도 청산이 많을 것"이라며 "공매도 청산과 실적 개선이 동시에 이뤄지는 종목이 연말 주도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공매도=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대차해 매도하고, 추후 주가가 하락하면 재매수해 주식을 대여자에 반납하고 차익을 취하는 주식 매매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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