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자영업 폐업률은 따로 통계로 발표되지 않는다. 당시 계산한 방식은 새로 자영업을 시작한 신규사업자와 문을 닫은 폐업자 수를 단순 비교한 것이다. 이런 계산법이면 신규 사업자 수가 폐업자 수보다 적으면 폐업률이 100%를 넘어선다. 폐업률이 100%를 넘어선다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 회사까지 폐업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제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는 부가가치세 신고를 기준으로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일반+간이+면세 사업자)로 나누고 있으며 총계, 신규, 폐업 수만 발표한다.
이처럼 총계, 신규, 폐업 수의 산정 시점이 달라 연간 자영업 폐업률은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폐업자수/(총계+폐업자수)로 계산하는 게 그나마 근사치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계산하면 2016년 자영업 폐업률은 전체 개인사업자 689만명 중 폐업자 84만명으로 12.2%에 이른다. 2015년 전체 개인사업자 664만명 중 폐업자 74만명, 11.1% 비해 1.1%p 높다. 일부 자료가 조기공개된 2017년은 전체 개인사업자 718만명 중 폐업자수 84만명, 11.7%로 전년에 비해 0.5%p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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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4대 업종(도매·소매·음식·숙박업) 폐업률은 전체 자영업에 비해 4~5%p 가량 높다. 2008~2012년까지 18%대에 머물다 2015년 15%까지 내려갔다. 2016년 16.5%로 올랐으나 2017년 16.1%로 줄었다.
또한 단순히 폐업률만 봐서는 안 되고 자영업 폐업사유를 같이 따져봐야 한다. 폐업사유에는 사업부진, 행정처분, 법인전환, 양도·양수 등이 있다. 그 중에서 경기에 가장 밀접한 사유로 사업부진을 들 수 있다. 2017년은 아직 통계자료가 나오지 않았으나 2008년~2016년 폐업사유를 보면 사업부진을 이유로 한 폐업도 줄었다.
10년간 자영업 폐업 중 사업부진 사유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6.2%로 최고조에 달한 후 점진적 하락으로 2016년은 자영업 폐업률이 높아졌으나 사업부진 사유는 39.4%에 불과했다.
자영업 4대 업종의 사업부진 사유도 2008년 폐업자 39만7000명 중 24만8000명으로 62.5%였으나 2016년 폐업자 40만1000명 중 18만8000명, 46.9%로 15.6%p 줄었다.
이처럼 통계가 편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자영업 폐업률을 구한다면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를 구분하고 총계, 신규, 폐업 수의 집계 시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폐업률 뿐 아니라 폐업사유도 같이 살펴봐야 한다.
잘못된 연도로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를 구별하지 않고 일부 업종만 대상으로 계산해 자영업 폐업률이 90%에 달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