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결혼 안하니?" "아들, 용돈 좀"…추석이 두렵다

머니투데이 김건휘 인턴기자 2018.09.11 13:37

미혼에게 명절 스트레스 1위는 '잔소리'... 기혼에겐 '용돈 지출'

/사진=pixabay/사진=pixabay
취업 준비생 전현희씨(27)는 다가오는 추석이 썩 달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친척들을 만나지 않은 지 어느새 2년째다. 아직 취직을 못 했기 때문이다. 괜히 눈치도 보게 된다. 게다가 이제는 남자친구가 있냐고도 물어본다. 슬금슬금 결혼까지 이야기가 번진다. 저번 명절에는 어머니가 중간에 끼어들어 "아니 지금 취직도 안 한 애한테 무슨 결혼 얘기냐"고 면박을 줬다. 가까스로 화제를 전환하기는 했지만 결국 취직을 압박하는 고도의 기술이 아닐까 싶어 마음이 불편했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명절에 사람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성인남녀 927명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 스트레스’에 대해 조사한 결과 54.3%가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미혼 응답자는 ‘어른들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33.5%, 복수 응답)를 첫 번째 이유로 들었고, ‘용돈, 선물 등 많은 지출이 걱정되어서’(19.8%), ‘친척과 비교될 것 같아서’(19.5%), ‘주위의 관심이 부담되어서’(19.3%), ‘내가 취업을 못 해서 부모님이 위축될 것 같아서’(13%) 등도 많이들 응답한 항목이었다.

이에 명절을 피하기도 한다.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 대학생 이소정씨(25)는 이번 명절에 아예 친척들을 보지 않기로 했다. 멀리 지방까지 내려가는 게 부담되기 때문이다. 하반기 기업 공개채용을 위한 직무적성검사(인·적성) 및 자소서 준비를 하기에도 빠듯하다. 이씨는 비슷한 처지의 취준생들로 붐빌 것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 대신 아예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스터디 카페에서 명절을 보낼 계획이다.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8 한국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처음으로 마련한 이번 박람회는 47개 기업들이 부스를 마련해 취준생들을 대상으로 인재상과 면접방법 등을 설명한다. 2018.9.7 /사진=뉴스1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8 한국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처음으로 마련한 이번 박람회는 47개 기업들이 부스를 마련해 취준생들을 대상으로 인재상과 면접방법 등을 설명한다. 2018.9.7 /사진=뉴스1
취업과 결혼에 성공한다고 해도 스트레스는 여전하다.

설문 조사 결과 기혼자들은 경우는 명절 스트레스로 ‘용돈, 선물 등 많은 지출이 걱정된다’(35.3%,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처가, 시댁 식구들 대하기 부담스러워서’(14.6%), ‘제사 음식 준비 등이 힘들어서’(12.6%), ‘귀성길이 너무 멀어서’(9.5%) 등이 뒤를 이었다.

대치동에서 입시 컨설팅을 하는 조병진씨는 명절이 반갑지 않다. 일단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 처가와 본가에 용돈을 얼마씩 드려야 할지가 고민이다. 양가에 전달되는 액수가 차이가 나지 않게끔 신경 써야 한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어느덧 훌쩍 큰 조카들의 용돈도 챙겨줘야 한다. 일 년에 한두 번 뿐일지라도 광주에 있는 처가에 내려가는 것 역시 나름의 부담이다.

명절에는 다른 사촌들과 보이지 않는 '삶의 경쟁'을 느끼기도 한다. 조씨는 "나이대마다 비교하는 게 달라진다"며 "10대 학업, 20대 취직, 30대 결혼, 40대 연봉, 50대 자녀, 60대 손자"로 친척들과도 평생 경쟁하는 것 같다며 피로감을 토로했다.

/사진제공=사람인/사진제공=사람인
명절 스트레스는 다툼으로 번지기도 한다. 응답자 10명 중 3명(33.3%)은 명절에 가족이나 친지와 다툰 경험이 있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아울러 추석 연휴에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미혼은 ‘결혼은 언제 하니?’(30.7%, 복수응답)였고, 기혼은 ‘앞으로 어떻게 살 계획이니?’(13.4%, 복수응답)가 1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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