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우주를 꿈꾼 과학자-특별한 지구 일깨운 우주인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8.08.31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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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코스믹 커넥션'·'인듀어런스'…우주 탐사에 일생과 온몸을 바친 사람들의 기록

평생 우주를 꿈꾼 과학자-특별한 지구 일깨운 우주인


올해가 인류 우주 탐사 역사에서 재도약의 해로 기록될지 모르겠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개발한 초대형 로켓 팰컨 헤비, 태양계 밖 외계 행성 탐사 우주 망원경 TESS, 화성 지질 탐사 착륙선 인사이트, 인류 최초 태양 탐사선 파커 솔라 등의 성공 발사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기 때문. 이 밖에 세계 곳곳에서 달, 소행성, 화성 등에 대한 탐사 계획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인류 우주 탐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책 두 권이 국내에 나란히 출간됐다. 우주 탐사에 일생을 바친 천문학자, 우주 탐사에 자신의 온몸을 기꺼이 내던진 우주인의 열정이 생생한 이야기에 담겼다.

먼저 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첫 천문학 베스트셀러 '코스믹 커넥션'의 첫 한국어판이 나왔다. 전세계 '과알못'(과학을 알지 못하는)들까지 '우주앓이'를 하게 한 '코스모스'의 원형이 되는 칼 세이건의 첫 과학대중서다. 1973년 초판 출간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판형으로 출간되며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수많은 독자들에게 읽혔다.



책은 총 3부 39장으로 구성됐다. 칼 세이건의 우주적 관점, 당시 진행된 우주 탐사의 성과와 실패, 외계 지성체에 관한 이야기 등 세이건의 과학과 통찰을 응축했다. 세이건은 수십억 개의 은하가 있는 우주에서 우리 은하를 이루는 2500억 개의 별 중 하나를 도는 조그만 바위와 금속 덩어리 위에 사는 우리가 얼마나 '과도기적 동물'인지 설명한다.

금성, 화성 등 태양계 행성들에 대한 다양한 가설들이 실제 우주 탐사선의 실험을 통해 어떻게 폐기되고 입증됐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폐기된 가설 중엔 세이건 자신의 것도 있음을 진솔하게 드러낸다. 과학자로서 그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외계에 또다른 문명과 지성체가 존재하며 이들과 교신이 이뤄진다면 인류의 새로운 문명의 진화가 올 것이라는 세이건의 핵심 사상은 마지막 3부에 상세히 소개돼 있다. '코스모스'에서 펼쳐진 세이건 사상, 반세기 세월에도 바래지 않는 그의 메시지가 여기에 담겼다. 그는 "50년만 먼저, 혹은 늦게 태어났어도 만날 수 없었던 '우주관 변화의 시대'를 공유할 수 있는 세대는 우리 뿐"이라며 "인간과 사회와 행성지구와 우주 자체를 '우주적 관점'에서 성찰할 것"을 역설한다. 아쉽게도 1996년 세상을 떠난 그의 웅변은 여전히 울림이 크다.


상상만 하던 우주에 자신의 온몸을 기꺼이 내던진 우주인의 생생한 이야기는 '인듀어런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연속 우주체류 최장기록을 보유한 미국 우주인 스콧 켈리의 340일간의 우주 생활기다. 켈리와 동료들이 1년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생활하며 무중력 상태에서 겪은 기상천외한 현상들이 한편의 다큐멘터리영화처럼 펼쳐진다.

ISS에서의 샤워는 말라붙은 땀 '조각'을 물 티슈로 수습하고 수건으로 물기를 훔치기만 하면 끝이다. 소변 볼때 자칫 새어 나가면 방울방울 날아다니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이 필요하다. 모아둔 소변은 증류해 식수로 만들어 마신다. 지구에 있는 켈리의 쌍둥이 형제와의 신체 비교 연구도 흥미롭다.

평범한 노동자 집안에서 나고 자란 켈리가 학창시절 꿈인 우주인의 삶을 이뤘지만 실제로 우주인으로 살아야 했던 시간 동안 느낀 고뇌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록했다. 지구에 있는 소중한 이들에게 나쁜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불안감에 떨어야했고, 고독이 찾아올 땐 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지구의 조망을 바라보는 것으로 달래야했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세수를 하고, 컵에 음료수를 따라 마시고, 푹신한 베개에 잠을 청하고,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지구에서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 것인지 독자들도 간접 체험하게 된다.

◇코스믹 커넥션=칼 세이건, 제롬 에이절(기획) 지음. 김지선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468쪽/2만2000원.
◇인듀어런스=스콧 켈리 지음. 홍한결 옮김. 클 펴냄. 508쪽/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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