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창구, 동국제강 매매로 '짭짤한 수익' 추정=코스피 중형주인 동국제강 (8,170원 ▼20 -0.24%)은 전일 부산공장 가동을 재개한다는 호재성 공시를 냈다. 때마침 이날 KTB투자증권에서는 동국제강에 대한 분석 개시 리포트도 공개했다. KTB투자증권은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신규 발주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후판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동국제강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하지만 12시12분, 메릴린치 창구에서 갑자기 대규모 매물이 출회되면서 14만9241주의 매물이 쏟아졌다. 오전에 주식을 매수한 메릴린치 창구가 매물을 내놓기 시작한 것. 당일 매수 물량과 기존 보유물량까지 이날 메릴린치 창구에서는 20만주 넘는 매물이 쏟아졌다. 하지만 동국제강 주가는 하락하지 않고 15.05% 상승마감했는데 크레디트스위스(CS) 창구에서 다른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되며 주가를 떠받친 덕분이다.
메릴린치 창구가 이날 동국제강 매수 거래에 동원한 자금은 10억원~20억원 남짓으로 추정된다. 메릴린치 창구 단타가 평소 1~2% 수준의 저수익을 추구하는 편이지만 이날 동국제강 단타는 5~10% 수준의 고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LIG넥스원도 메릴린치 창구 의심 거래=메릴린치 창구 단타 종목의 특징은 장 초반 주가와 거래량이 모두 잠잠한 상황에서 메릴린치 창구 매매가 시작되면서 주가가 오르고 개인 또는 기관 투자자의 개입이 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LIG넥스원 (178,400원 ▲1,500 +0.85%)도 별다른 이슈가 없는 가운데 메릴린치 창구 순매수와 함께 주가가 상승했다. LIG넥스원은 장 초반 2%대 상승세로 거래를 개시했다. 메릴린치 창구에서는 오전 9시 1분부터 오후 1시까지 총 2만9093주를 순매수했고 주가는 1시 기준 7.89%까지 올랐다. 메릴린치 창구의 일관된 순매수로 주가가 오르자 키움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창구를 주로 이용하는 개인 투자자의 매매가 붙기 시작했고 매수 1위 창구였던 메릴린치 창구는 키움/미래에셋대우 창구의 거래량 증가로 매수 3위로 밀리게 됐다.
장 초반 메릴린치의 순매수로 주가 상승=>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가세=>메릴린치의 주식 매도로 이어지는 것은 최근 한국 증시에서 나타나는 메릴린치 창구 단타의 전형적인 사례다. 이날 메릴린치 창구는 장중 매수한 LIG넥스원 주식의 매물을 처분하지 않았다. 증권업계의 전문가들은 메릴린치 창구의 매매가 하루나 이틀 이상 주식을 보유했다 처분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한다.
한편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메릴린치 창구를 이용해 대규모 단타 거래가 이뤄지고 그에 따른 소액투자자 불만이 고조되자 모니터링에 착수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