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전체 투자의견 가운데 매도 의견은 전체 보고서 가운데 14건으로 0.45%에 그쳤다. 강력매수가 3.01%(94건), 매수가 86.31%(2691건), 투자의견 중립이 10.23%(319건)를 나타냈다.
먼저 해당 기업으로부터 출입 정지를 당하고 정보도 차단당하는 부당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매도 의견을 낸 종목을 대량 보유한 기관 투자자도 애널리스트 출입을 금지시키는 등 비공식 제제를 가하는 경우가 있다. 무엇보다 국내 증권사가 기업과 중요한 IB(투자은행) 거래를 진행하는 가운데 매도 의견이 나오면 거래가 깨질 수 있어, 알아서 자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최명환 CLSA 한국 리서치본부장은 "주가가 오르는 종목도 있지만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도 당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매도 의견을 내는 것은 애널리스트의 의무"라며 "고객(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와 매수·매도 타이밍에 대한 확실한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외국계 증권사 중에서도 CLSA는 거침없는 매도 의견을 내는 하우스로 유명하다. CLSA는 지난해부터 엔씨소프트 (171,700원 ▼1,900 -1.09%), LG전자 (92,400원 ▲200 +0.22%), CJ E&M, 삼성SDS 등 다수 종목에 대한 매도 의견을 냈고 현재도 파라다이스 (14,700원 ▼30 -0.20%), 카카오 (47,400원 ▼700 -1.46%)에 대해 '강력 매도(Conviction Sell)'를 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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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CLSA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모 국내 연기금으로부터 매도 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출입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CLSA는 창립 초기부터 투자자에게 독립적인 투자의견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업문화를 장착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매수·매도 의견을 내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개인 투자자들이 외국계가 "공매도를 위해 무책임하게 매도 의견을 낸다"고 비난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견해다.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애널리스트가 주가가 상승할 종목에 매도 의견을 내면 나중에 기관 투자자로부터 냉정한 평가를 받는다"며 "좋은 평가는 곧 수수료 수익으로 연결되므로 외국계 애널리스트 대부분은 신중하게 투자의견을 내고 변경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계 증권사의 과감한 투자의견 변경은 대량의 주식 주문으로 이어질 수 있어 보고서가 곧 매출이 된다는 점이 국내 증권사와 큰 차이점이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법인영업이나 리테일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직접 매출을 창출하는 사례가 드문데 외국계는 강력한 투자의견이 제시됐을 때 대규모 주문이 동반되기도 한다.
일례로 2017년 2월10일 UBS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자 UBS 창구에서 100만주 넘는 매물이 쏟아졌는데, 매수 창구에도 대량의 주문이 발생했다. 특정 창구에 매도 주문이 많으니 주식을 매수하려는 고객도 해당 증권사로 주문을 내 양쪽에서 모두 주문을 받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