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화 폭락에 "터키 가자!"…괜찮을까?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2018.08.1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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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전역 여행경보 발령…치안 우려에 유로·달러만 받는 곳도↑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 미국인 목사 석방을 두고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AFPBBNews=뉴스1터키 에르도안 대통령. 미국인 목사 석방을 두고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AFPBBNews=뉴스1


터키의 통화 리라 가치가 곤두박질치자 저렴한 물가를 기대하며 여행 계획을 세우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터키의 정정불안과 경제위기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유로나 달러를 받는 여행지도 많아 기대 만큼 비용을 아끼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온다.

13일 현재 터키 리라화는 166.3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초 대비 40% 하락한 상태다. 미국인 목사 석방 문제를 두고 미국과 갈등을 벌이고 관세폭탄까지 맞으면서 터키발 경제위기 가능성이 높아진 결과다.
터키 리라화 폭락을 기회로 쇼핑과 여행에 나서려는 이들의 게시물. /사진=온라인커뮤니티터키 리라화 폭락을 기회로 쇼핑과 여행에 나서려는 이들의 게시물.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리라화가 폭락하면서 터키 여행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여행 커뮤니티에는 유명 여행지를 중심으로 여행 코스를 묻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리라화 폭락에 맞춰 급하게 여행 계획을 세우는 이들이다. 터키 이스탄불과 수도인 앙카라 근교, 아나톨리아 지역은 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관심은 더욱 뜨겁다.



한 국가의 통화가치 하락은 방문객에게는 물가 하락과 같은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리라당 300원일 때, 한 끼에 10리라인 식사는 3000원이지만 리라 가치가 절반(리라당 150원)으로 떨어지면 한 끼 식사 비용은 1500원으로 줄어든다.

터키 여행경보 현황. 전역에 여행경보가 발령돼있다. /사진=외교부 해외여행안전센터터키 여행경보 현황. 전역에 여행경보가 발령돼있다. /사진=외교부 해외여행안전센터
하지만 꼼꼼하게 준비하지 않고 떠나는 여행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현재 터키 전역에는 철수권고, 여행자제, 여행유의 등 여행경보가 발령돼있다. 시리아와 맞댄 동남쪽 국경지역은 현재 철수권고가 내려진 상태다. 시리아 내전 여파가 미치고 있고, 쿠르드족과 수니파 무장단체의 활동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여행객이 몰리는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는 여행자제 경보가 발령되어있다. 이스탄불은 2016년 군부에 의한 쿠데타가 미수에 그치는 사건이 발생해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난 1월에는 자살폭탄 테러로 경찰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으며, 최근에는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어 정정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이외에도 터키 전역은 현재 '여행유의'를 뜻하는 남색경보 상태다. 외교부 해외여행안전센터는 터키 전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단독 여성 여행객을 노린 표적 범죄와 약물을 이용한 성폭행 사례를 언급하며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여행 경비 절감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터키를 방문한 누리꾼들은 여행지를 중심으로 유로화나 달러를 받는 곳이 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뿐 만 아니라 리라화 폭락 이후 여행객을 상대로 더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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