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무대 중 가장 더운 오후 3시 공연에 관객들은 더 미친듯이 뛰며 즐겼다. '이열치열', '록생록사'를 보여준 화끈한 관객의 퍼포먼스가 3시간 넘게 이어졌다. /사진제공=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관객은 예상했던 대로, 이들의 첫 음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뛸 준비를 하고 있었다. ‘폭염이 날 기진맥진하게 해도, 내 움직임은 막을 수 없다’고 웅변하듯, 관객은 미친 듯이 머리를 흔들고 점프했다.
일본 헤비메탈의 자존심 크로스페이스가 폭염이 쏟아진 11일 오후 4시 50분 무대에 올라 열창하고 있다. 2만 관객은 폭염에 열창으로 대응하는 밴드 무대에 화답하는 의미로 슬램과 헤드뱅잉으로 화답했다. /사진제공=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해가 좀 기울기 시작한 오후 6시 10분 무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록과 일렉트로닉의 감각적 만남으로 절로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는 하이브리드 록밴드 칵스는 “다시 미쳐볼 준비 됐냐”며 히트곡 퍼레이드를 이어나갔다. 베이시스트 박선빈은 아예 윗옷을 ‘생략’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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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의 귀에 쏙 박히는 리프(riff·반복선율)는 관객의 몸을 흔들게 하는 도화선이 되었고 기타 소리를 잡아먹는 드럼과 베이스의 묵직한 리듬에 전자 퍼커션까지 쓰는 숀의 키보드 플레이까지 합세하자 객석은 최고의 그루브(groove·리듬감)에 젖었다.
11일 오후 6시 무대에 오른 하이브리드 록밴드 칵스. /사진제공=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이날 세 ‘악동’ 밴드의 잇따른 무대로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지만, 다행히 찰과상 정도 외엔 부상자는 없었다. 2만 관객이 이날 하루 흘린 땀의 90%가 이 세 무대에서 나왔다는 말이 나올 만큼 관객과 뮤지션의 합일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의 상징인 객석 속 깃발도 함께 춤을 췄다. 아무리 신나는 무대라도 거의 동요가 없었던 기존의 깃발 문화에도 변화가 생긴 셈이다. 그중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깃발 문구는 ‘록페가/장난이야?/놀러왔어?!’였다.
장난인 듯 장난 아닌 ‘생존’ 같은 무대 풍경에서 록의 진가가 생생히 읽혔다. ‘록페’의 정신과 태도 앞에서 폭염은 그냥 폭염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