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올 들어 주식시장이 줄곧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사모펀드는 물론 공모펀드 운용사의 한국형 헤지펀드(전문투자형사모펀드) 상품으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가입자 수가 49인으로 한정돼 있다 보니 대기 고객도 줄을 서고 있다.
헤지펀드 성장을 주도하는 곳은 사모펀드 운용사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헤지펀드 설정액이 1조8400억원(7월말 기준)으로 올 들어 7000억원(60%) 이상 늘었다. 차문현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전무는 "지난 4월 출시한 4개 코스닥벤처펀드에 30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고 상반기 펀드 결산에서 대부분 재투자되는 투자수익이 늘어 설정액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를 취급하는 공모펀드 운용사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올 들어 헤지펀드 설정액이 9800억원으로 올 들어 4500억원(85%) 늘었다. 성태경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부문장은 "올 들어 4개 헤지펀드를 새로 출시하면서 설정액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7월 말 현재 헤지펀드 수익률은 평균 10%를 웃돌고 있다. 연 환산수익률은 20% 안팎 수준에 달해 부진한 공모펀드와 차별화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헤지펀드로 몰려 설정액이 계속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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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주식 등 전통자산 가격이 조정을 받으면서 시중 부동자금이 100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로 늘었다"며 "연 5~6%대 안정적 수익을 기대하면서 헤지펀드로 갈아타는 기관, 개인 투자자가 다수"라고 말했다.
진입 규제 완화로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가 늘어난 것도 헤지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요인이다. 헤지펀드 운용사는 2015년 10월 후 현재까지 144개가 새로 설립됐다.
2015년 헤지펀드 운용사 최소자본금이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완화되고 인가제가 등록제로 변경됐다. 이후 지난해 12월부터 최소자본금이 다시 10억원으로 더 낮아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헤지펀드는 운용의 자율성이 높아 다양한 전략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기 용이하다"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안정적인 고수익 투자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밖에 없어 헤지펀드의 인기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