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국내 최고층 빌딩도 절반이 ‘텅텅’…침체된 오피스 시장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박치현 기자 2018.08.07 15:07
글자크기

[수익형 부동산 딜레마]오피스텔도 분양가 상승, 공급 과잉으로 수익률 내리막길

편집자주 수익형 부동산이 흔들린다. 공실은 늘고 수익률은 갈수록 떨어진다. 상가, 오피스텔 뿐 아니라 오피스도 마찬가지. 그나마 뜨는 상권도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임차인이 짐을 싸면 곧바로 상권 침체로 이어진다. 건물주도 자영업자도 위기다.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제공=롯데물산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제공=롯데물산


#국내 최고층(123층·555m) 랜드마크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14~38층은 기업 사무공간(오피스)이다. 준공 1년 4개월이 지났지만 신동빈 회장 집무실을 비롯해 롯데그룹 계열사가 입주한 저층부를 제외한 중·고층부(24~38층)는 대부분 비어있다. 공실률은 56%에 이른다. 롯데그룹은 올해 초 롯데월드타워 오피스 임대 업무를 롯데자산개발에서 건물 지분 75%를 보유한 롯데물산으로 넘겼다. 내년까지 공실률을 20~30%대로 낮추는 게 목표다.

◇침체된 오피스 임대시장…렌트프리, 공유오피스 증가



[MT리포트]국내 최고층 빌딩도 절반이 ‘텅텅’…침체된 오피스 시장
경기 둔화 여파로 오피스 임대 시장이 침체 국면이다. 경영이 어려워진 입주 기업들이 높은 임대료 부담에 속속 짐을 빼면서 공실률이 높아졌고, 시설이 좋은 신축 오피스 건물도 입주자 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12.1%로 전기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새로운 표본으로 통계를 작성한 2017년 1분기 이후 최고치다.



권역별로 보면 광화문·종로·명동 등을 아우르는 도심권역(CBD) 공실률이 15.6%로 가장 높고 잠실·용산 등 기타권역(ETC) 15.3%, 여의도·영등포 등 여의도권역(YBD) 10.8%, 강남대로·테헤란로·서초 등 강남권역(GBD) 9.4% 순으로 조사됐다.

도심권에선 종로의 공실률 상승이 눈에 띈다. 올해 2분기 기준 종로지역 공실률은 21.1%로 지난해 2분기(11.6%)와 비교해 2배 가량 급증했다. 강남권에 속한 강남대로(19.9%)도 지난해 1분기(7.2%)와 비교해 공실률이 대폭 상승했다.

여의도권역도 대기업 계열사들이 마곡 지구도 대거 이전하면서 빈 사무공간이 늘고 있다.


입주 기업들의 임대료 부담은 커졌다. 올해 2분기 서울 지역 오피스 3.3㎡당 월평균 임대료는 약 7만4000원으로 전기대비 0.1% 상승했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오피스 이전을 저울질한다. 이에 공실률을 낮추기 위해 일정 기간 임대료를 받지 않지 않는 ‘렌트프리’ 제공 사례가 늘고 공유오피스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매력 떨어지는 오피스텔 투자

[MT리포트]국내 최고층 빌딩도 절반이 ‘텅텅’…침체된 오피스 시장
오피스텔도 투자 매력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04%로 2007년 상반기(6.79%) 이후 11년 연속 하락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낮고, 공사기간이 짧아 환금성이 좋다는 이유로 인기를 끌었다. 2006년 1조8000억원 규모였던 오피스텔 거래 자금은 2015년 10조원을 돌파했고, 전국 오피스텔 입주물량도 2009년 6644실에서 올해 7만9132실로 크게 늘었다.

돈이 몰렸지만 수익률 전망은 밝지 않다. 분양가는 계속 오르는데 임대료 상승은 더뎌서다.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전국 오피스텔 평균분양가는 3.3㎡당 561만원에서 788만원으로 뛰었으나 같은 기간 임대수익률은 8.13%에서 5.23%로 낮아졌다.

내년까지 전국에 14만실이 넘는 오피스텔 입주가 예정된데다 지난해 8.2대책 이후 조정대상지역에서 오피스텔 분양권전매가 금지돼 환금성도 나빠졌다. 최근 주거용 오피스텔을 대체할 소형 아파트와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늘어난 점도 악재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