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신임 총영사 임용장 전수식에 참석한 박선원 주상하이 총영사가 참석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2018.01.08. [email protected]
청와대는 이날 오전 "박 전 총영사를 국정원장 특보로 임명하기 위한 검증 과정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국정원장 상근특보는 직제에 있는 자리다. 다만 이미 특보로 업무를 시작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직에 새로 임명이 되려면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문제될 것 없다는 해명이다. 참여정부 당시 기자로 청와대를 담당했던 김의겸 대변인은 자신의 경험부터 말했다. 그는 "박선원은 그때 6자회담, 비핵화, 북핵문제, 이런 문제를 실질적으로 다뤘던 전문가"라고 했다. 이어 "당시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박선원에 대해서 꾀주머니라는 표현을 썼다"며 "6자회담과 북핵 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질 때마다 박선원이 능력을 발휘해서 돌파를 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박선원이 누구길래 청와대가 이처럼 의미를 둘까. 그는 1963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 같은 과 석사를 거쳐 영국 워릭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를 땄다. 연세대 국제학연구소와 통일연구원 교수를 거쳐 2006년 노무현정부 청와대 통일안보전략비서관을 맡았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과정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안보상황단 부단장을 맡았으며, 외교안보 자문그룹으로 활동했다.
이에 문재인정부 첫 조각때 청와대나 외교부 등 핵심라인에 포진할 걸로 전망됐지만 어쩐 이유인지 조각 명단에 없었다. 참여정부 당시 '자주파'와 '동맹파'로 표현되는 외교정책 갈등 국면에 자주파의 대표 인물로 통했다. 학생운동시절 '반미' 선두에 선 걸로 평가된다. 이 같은 점이 한미 동맹을 철저히 다져 가려던 문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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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박 전 총영사가 국내에 복귀한 건 그만큼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비핵화 추진에 적잖은 불안감을 갖고있음을 드러낸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으로 급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야 할 만큼 뭔가 잘 안 풀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돌파구가 필요한데, 이미 입증된 박선원의 '아이디어'를 믿어보겠다는 뜻이다.
남북·북미 대화의 핵심 라인인 서훈 국정원장을 직접 보좌한다는 것도 의미있다. 서 원장과 박 전 총영사는 참여정부때 호흡을 맞춘 인연도 있다. 서 원장은 당시 국정원 3차장으로 대북 업무를 맡았다. 서로 주파수를 맞출 기간도 필요없이, 곧장 실무에 투입될 수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박 전 총영사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실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 이와 관련한 여러 자문 역할에 나서게 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