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노회찬→드루킹' 타깃 급선회…"금전 대가 발목 조사"

뉴스1 제공 2018.07.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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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가족 조사 전혀 없었다"…파문진화 부심
김경수 수사 의지는 불변…"흔들림 없이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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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 검사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노회찬 정의당 의원 사망 관련 입장 표명을 마친 후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2018.7.23/뉴스1 © News1 박지수 기자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 검사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노회찬 정의당 의원 사망 관련 입장 표명을 마친 후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2018.7.23/뉴스1 © News1 박지수 기자


'드루킹' 김모씨(49)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아온 노회찬 정의당 의원(61)이 23일 투신 사망하자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검팀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검팀은 불법 정치자금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를 드루킹 일당의 인사청탁 등 대가 요구가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방향으로 궤도를 급수정했다.

노 의원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도모 변호사(61·필명 '아보카') 등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2016년 4·13 총선을 앞둔 시점에 5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아왔다.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온 노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노 의원은 절차상 문제점은 인정하면서도 정치후원금일 뿐으로, 청탁과는 관련 없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으로선 잠재적 피의자로 상정한 노 의원 관련 혐의를 흘려 극단적 선택을 부추겼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허 특검은 수사 진행상황을 극비에 부친다는 방침이지만 번번히 기밀이 새어나가는 등 수사팀 통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준 사람(드루킹 일당) 쪽 관련자 조사는 했지만 노 의원과 그 가족에게 소환 통보 등 조사는 일체 없었다"면서 "저희는 (투신을) 전혀 예상 못했다"고 진화에 부심했다.


특검팀은 노 의원을 드루킹에게 소개하고 자금전달 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도모 변호사(61·필명 '아보카') 소환 조사도 예정했다가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의원 사망으로 수사팀의 불법 정치자금 관련 수사 방향도 크게 틀어졌다. 금품수수 당사자로 지목한 노 의원 조사가 불가능해지면서 수사는 난관에 봉착했다. 여론마저 악화 조짐을 보이자 특검팀은 칼끝을 드루킹 일당으로 돌렸다.

특검 핵심 관계자는 "앞으로 금전을 매개로 노 의원의 발목을 잡거나 대가를 요구한 의혹에 대해 최선을 다해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며 "그것이 고인의 유지를 받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노 의원 사건과 별개로 수사의 본류인 김경수 경남지사 등 연루 의혹 규명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김 지사의 의원시절 보좌관 한모씨(49)와 경공모 자금책 '파로스' 김모씨(49)를 소환해 조사 중이다.

특검 관계자는 "특검은 외부 환경 변화에 흔들림 없이 예정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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