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기업들 '데이터 전송 프로젝트' 돌입… 미칠 영향은?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8.07.2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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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MS·페북·트위터, 손쉬운 데이터 생태계 구축 나서… '서비스 갈아타기' 급증하나

구글과 MS, 페북, 트위터가 착수한 '데이터 전송 프로젝트'(DTP) 로고.구글과 MS, 페북, 트위터가 착수한 '데이터 전송 프로젝트'(DTP) 로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페이스북, 트위터 등 미국 거대 IT 기업들이 손쉬운 데이터 이전이 가능한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이들 기업이 새로운 데이터 질서 정립에 나서면서 관련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3일 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과 MS, 페이스북, 트위터는 '데이터 전송 프로젝트'(이하 DTP)에 착수했다.



DTP는 사용자가 사진, 동영상, 이메일 등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 데이터를 다른 회사가 운영하는 서비스로 손쉽게 전송하는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 게재한 사진, 동영상을 데이터 백업 및 업로드 과정 없이 구글 포토로 가져올 수 있다. DTP는 오픈 소스 플랫폼 기반으로 운영되며, 향후 어떤 기업이든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DTP 기반 데이터 전송은 데이터 변환과 인증 과정으로 이뤄진다. 사용자가 데이터 가져오기 또는 내보내기를 선택하면 기존 데이터가 '변환 어댑터'에 의해 DTP에서 활용 가능한 형태로 변환된다. 데이터 종류에 따라 변환되는 모델이 각각 다르다. '인증 어댑터'는 변환된 데이터를 새로운 서비스로 전송할 때 동일 사용자가 맞는지 인증한다. 인증을 완료하면 다시 변환 어댑터가 원래 형태로 데이터를 바꾼다.



사용자 입장에선 새로운 서비스에 가입하는 과정에서 클릭 또는 터치 몇 번으로 기존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다. 기존 데이터를 별도 저장공간에 내려받은 뒤 새로운 서비스에 업로드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DTP로 인터넷 서비스 간 데이터 전송 장벽이 사라지게 되면 사용자들의 '서비스 갈아타기'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향후 기업 간 사용자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수 있다. 그동안 장기간 서비스 이용으로 축적된 데이터 이전이 어렵다는 점은 사용자 이탈을 차단하는 장애물로 작용해왔다. 아울러 기업별로 확보하기 어려웠던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다양한 데이터를 융합한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美 IT기업들 '데이터 전송 프로젝트' 돌입… 미칠 영향은?
구글은 오픈 소스 블로그에서 "사용자는 DTP를 통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서비스와 새로운 서비스를 쉽게 사용할 수 있다"며 "언제든지 사용자가 짐을 싸서 떠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에) 훌륭한 제품을 개발하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인터넷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거대 기업들이 DTP를 주도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도 DTP 참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DTP 참여 여부가 서비스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DTP가 국내 개인정보 규제를 준수하고 있는지부터 검토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 입장에서 사용자와 데이터를 한꺼번에 확보하거나 빼앗길 수 있는 기회이자 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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