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속도를 늦추는 열 가지 훈련법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2018.07.1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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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세이] 내 영혼의 문장들 -18 / 빠른 마음은 병들었고 느린 마음은 건강하다.

마음의 속도를 늦추는 열 가지 훈련법


“빠른 마음은 병들어 있다. 느린 마음은 건강하다. 고요한 마음은 신성하다.”
- 메허 바바



내 마음은 어떤가? 내 마음은 병들었다. 내 마음은 빠른 마음이다. 내 마음은 달린다. 쉬지 않고 달린다. 앞만 보고 달린다. 제 마음대로 달린다.

한 백인 탐험가가 원주민 짐꾼들을 앞세워 밀림을 가로지르고 있다. 사흘을 재촉하니 짐꾼들이 갑자기 멈추고 더 나아가지 않는다. 탐험가가 다그치자 그들이 답한다. “우리는 너무 빨리 왔다. 이제 우리의 영혼이 따라올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



그 짐꾼들이 아프리카 원주민이라는 얘기도 있고, 아마존 인디오라는 얘기도 있고, 히말라야 산사람이라는 얘기도 있다. 아메리카 인디언 또한 말을 타고 가다가 이따금 멈추고 뒤돌아본다고 한다. 그 역시 영혼이 따라올 시간을 주고 있는 것이다. 짐꾼들이 누구든 나는 탐험가 쪽이다. 나는 바쁘다. 빨리 가야 한다. 지금 영혼 따위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 한가한 얘긴 다음에 하자!

에크낫 이스워런은 “우리의 현대 문명은 스피드광을 낳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 광증은 일종의 전염병이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 병에 걸려 있다”고 한다. 나도 그 병에 걸려 있다. 내 마음은 스피드광이다. 속도에 중독되어 있다.

내 마음에도 브레이크가 있다. 하지만 내 마음은 브레이크를 밟을 줄 모른다. 오로지 가속 페달만 밟는다. 내 마음은 얼른 저기로 가야 한다. 얼른 저들을 제쳐야 한다. 내 마음의 브레이크는 작동하지 않는다.


내 마음은 잘못 길들인 말이다. 욕망을 미끼로 질주 본능만 부풀린 경주마다. 내 마음은 신호만 주면 튕겨 나간다. 오로지 결승선을 향해 내달린다. 그것은 목표만 본다. 순위만 겨룬다. 승리만 갈구한다.

하지만 내 마음도 이젠 고단하다. 버겁다. 나는 그만 달리고 싶다. 그만 쫓기고 싶다. 그렇다면 그만 하자. 나는 그럴 수 있다. 내 마음은 내 것이니까 내가 다스릴 수 있다. 지금껏 거칠고 험한 세상이 내 마음의 고삐를 쥐고 흔들었다. 겁나게 돌아가는 세상이 내 마음의 브레이크를 걸어 잠갔다. 이제 내 마음의 운전석에 내가 앉아야겠다. ‘한반도 운전자론’만 외치지 말고 내 마음의 운전자론도 외쳐야겠다.

내 마음의 고삐는 내 것이니까 내가 쥘 수 있다. 내 마음의 브레이크도 내 것이니까 내가 밟을 수 있다. 오직 나만이 내 마음을 다시 길들일 수 있다. 돌이켜 보면 내 마음에게 천천히 걷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다. 가만히 쉬는 법을 훈련시키지 않았다. 재빨리 달리는 법만, 쉼 없이 달리는 법만 수십 년 가르치고 훈련시켰다.

천천히 걷기는 쉽다. 편히 쉬기는 더 쉽다. 어렵고 힘든 건 죽도록 달리기다. 그런데도 걷고 쉬는 게 달리기보다 어렵다면 내 마음이 병들었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잘못 길들어 속도에 중독됐기 때문이다. 나는 이 중독을 끊어야 한다. 쉬운 걸 어렵게 만들어 다시 쉬워지기가 어려워진 이 고약한 딜레마! 하지만 못할 것도 없다. 나는 내 마음의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다. 내 마음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다들 필요하면 담배도 끊고 술도 끊지 않는가.

빠른 마음은 나를 버리고 허겁지겁 달아나는 마음이다. 언덕 너머 무지개를 좇아 내달리는 마음이다. 느린 마음은 나와 더불어 느긋하게 거니는 마음이다. 지금 여기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는 마음이다. 고요한 마음은 내 안에서 영혼과 하나 되는 마음이다. 이 순간에 깃든 신성한 평화를 누리는 마음이다. 내 마음을 지금 여기로 데려올수록 나는 영혼과 함께 한다. 이 순간의 영원한 현재에서 안식한다.

에크낫 이스워런은 “축구, 체조, 스키, 스케이팅 등 어떤 신체적 기술이라도 노련한 강사의 지도 하에 꾸준히 훈련하면 습득할 수 있듯이 훈련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법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다음은 노련한 명상 교사인 그가 제안하는 마음 훈련법. 내 나름대로 손질하고 간추리니 열 가지다. 지금부터 단단히 각오하고 속도에 중독된 마음을 고쳐보자. 내 마음이 편히 쉴 수도 있도록! 내 영혼이 따라와 동행할 수 있도록!

1. 30분 일찍 일어나 여유 있게 시작하세요. 처음부터 시간에 쫓기지 마세요.
2. 이른 아침에 10분 동안 명상을 하세요.
3. 어떤 약속이든 10분 일찍 도착할 수 있도록 준비하세요.
4. 하루 30가지 일을, 20가지로, 10가지로 줄여나가세요.
5. 한 번에 둘 이상의 일을 하지 마세요. 한 번에 하나씩 집중하세요.
6. 사소한 일에도 세심한 정성을 기울이세요.
7.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몰아대지 마세요.
8. 아이들을 바쁘게 만드는 활동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세요.
9. 마음이 조급해 질 때마다 달랠 수 있는 나만의 만트라를 외우세요.
10. 텔레비전 보는 시간을 줄이고 또 줄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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