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강간이라면 임신할 리 없다”는 이상한 논리로 낙태를 금지하려고 한 전 하원의원 토드 아킨도 과학계의 원성을 들어야 했다. 과학에 무지한데, 과학을 들먹이며 ‘사실’인 것처럼 호도하는 정치인들은 각양각색이다.
말 한마디로 실제 삶의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정치인의 입은 신중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때론 표를 얻기 위해, 때론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단행되는 ‘무지의 발언’은 늘 논란을 부추기며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정치인들은 특히 면책용으로 “내가 과학자는 아니지만…”이라는 단서를 달기 일쑤다. 일단 던지고 따라오는 일련의 책임을 피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전략이다. 공화당 자문의원인 마이크 매케나는 이에 대해 “인류역사상 가장 멍청한 화두”라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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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정치인이 전문가가 아닌데 전문가인 양 행동하는 건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한다. 레이건 대통령이 인간보다 화산이 더 많은 이산화황을 배출한다는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 탓에 이산화황 문제는 수년간 방치됐다.
책은 정치인들이 쉽게 내뱉는 ‘무지의 과학’을 ‘악마 만들기’ ‘조롱과 묵살’ 등 12가지 유형으로 나눠 대중이 속지 않는 법을 알려준다.
◇과학 같은 소리 하네=데이브 레비턴 지음. 이영아 옮김. 더퀘스트 펴냄. 300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