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마지막 가모장사회 '모쒀족'이 주는 교훈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8.07.13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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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어머니의 나라'…여성이 가장이지만 남녀노소 모두 존중받는 사회

지구상 마지막 가모장사회 '모쒀족'이 주는 교훈


"조신하게 살림하는 남자가 최고다. 그깟 돈은 내가 벌면 된다.", "어디 아침부터 남자가 인상을 써!", "어딜 감히! 남자가 돈 쓰는 거 아니야.", "남자 목소리가 담장을 넘으면 패가망신한다는 얘기가 있어."

'갓숙', '가모장숙'으로 불리는 개그우먼 김숙의 '어록'이다. 많은 여성들이 그녀에게 열광했고 김숙은 데뷔 20여 년 만에 '스타'가 됐다. '남자'→'여자'로 치환하면 가부장사회에서 여성들이 들어왔던 말들이다.



사실 김숙은 데뷔 때부터 한결 같았다. 그 때문에 선배들의 미움을 받은 적도 있다고도 했다. 세상이 그녀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데 20여년이 걸린 셈이다.

TV 속 대리만족이 아닌 실제 가모장제 모계사회가 현실인 곳이 있다. 중국 변방에 있는 루구호 주변 윈난 지역에 지구상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모계사회로 알려진 부족, '모쒀족' 이야기다. 책은 싱가포르 변호사인 저자가 일을 그만두고 모쒀족과 가족을 이루고 6년 넘게 살면서 경험하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에 대한 기록이다.



모쒀족은 여성이 가장이지만 여성이 남성을 억압하지 않는다. 남성을 경제력으로 평가하지 않고 혼자 부양의 책임을 지우지 않는다. 모든 가족 구성원이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눈다. 연장자도 아이도 모두 공경한다. 모쒀족은 고용주와 일꾼을 대등한 관계로 인식하며 권력과 힘으로 약자를 누르는 문화를 어색해한다.

수많은 페미니스트 서적 중 하나로 분류하기엔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연애, 결혼, 가족, 일과 가정의 양립, 자녀 양육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하는 지금 시점에서 진중하게 곱씹어봐야할 소중한 이야기들이다.

◇어머니의 나라=추 와이홍 지음. 이민경 옮김. 흐름출판 펴냄. 312쪽/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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