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모리츠 세콰이어 캐피탈 공동창업자(왼쪽)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오른쪽). /사진=블룸버그, /AFPBBNews=뉴스1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콰이어는 이전 펀드보다 규모가 4배나 더 큰 총 80억 달러(약 9조원)의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FT는 "소프트뱅크의 1000억달러(약 112조원) 규모의 비전펀드에 자극을 받아 규모를 불린 것"이라며 "세콰이어가 더 많은 화력을 모으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벤처캐피탈의 글로벌 투자 경쟁이 가열된 전망이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는 지난해 5월 출범해 350억달러 가량 투자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 벤처캐피털(VC) 전체가 조달한 330억 달러(약 33조9000억원)를 웃도는 규모다. 여기에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 2호도 준비 중이다. 미국 대형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은 지난해 93억달러(약 10조4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비전펀드는 지난해 12월 컨소시엄 형태로 공유차량업체 우버에 90억달러를 투자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중국 '디디 추싱', 싱가포르 '그랩', 인도 '올라', 브라질 '99' 등 글로벌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들에 동시다발적인 투자를 하면서 차량공유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상태이다. 경쟁사들 입장에선 추가로 발을 내밀 여지가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세콰이어 역시 기존에는 '될 성 싶은 떡잎'을 찾아 초기 투자금을 대주는 방식을 유지하다 최근에는 스타트업들의 마지막 자금조달 단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닐 센 세콰이어 캐피탈 차이나 창업자는 "투자업계를 이끌려면 더 이상 1억달러를 투자하는 식으로는 안된다"며 "수십억 달러 가치의 회사를 키워내기 위해선 4~5억달러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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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콰이어는 구글과 애플에 투자해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것으로 유명하다. 공유숙박업체 에어비앤비(기업가치 310억달러), 결제시스템 스타트업 스트라이프(기업가치 90억달러) 등도 투자했다. 세콰이어는 특히 중국 시장 투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알리바바를 비롯해 드론업체 DJI, 대형 배달 서비스업체 메이투안 디엔핑,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 등 광범위한 투자를 단행했다.
현재 세콰이어의 투자자산 가치만해도 1000억~2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