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법이 품는 해외 난민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2018.06.2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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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난민과 국민사이-시험대 오른 대한민국]②난민 심사절차·난민신청자 지원강화 담겨

편집자주 2013년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 제정·시행. 정부는 인권 선진국으로 발돋음 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 후 5년 제주도에 들어온 난민을 인도주의적으로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우려하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난민을 둘러싼 갈등과 해결은 결국 인권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의 현재를 측정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MT리포트]법이 품는 해외 난민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 난민들에 대한 수용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고국을 등진 난민들을 포용해야 한다는 인도주의적 관점과 범죄, 체류비용 등 현실적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부딪친다. 국회는 한국의 품에 날아든 난민을 돕는 법을 만들어왔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2011년 12월 난민법을 아시아 최초로 통과시켰다. 일제강점기와 6.25 등 격동의 역사속에서 수많은 동포들이 해외로 나간 아픈 과거를 잊지 말고, 세계인으로서 역할을 다하자는 취지였다. 난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기치는 19대와 20대 국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20대 국회에선 4건의 난민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 중 유일하게 본회의 문턱을 넘은 법안은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이 발의한 난민법 개정안이다. 다만 난민 지원 관련법은 아니다. ‘황주홍 법’은 난민위원회에 속한 민간위원이 공무상 비밀누설, 제3자 뇌물제공 등 형법을 위반한 경우 공무원에 준해 처벌하도록 했다. 직무수행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공공성을 높이자는 의도다. 난민 신분 인정과정에서 개인의 정보가 유출되거나 뇌물이 오가는 일을 막자는 취지도 크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 박명재 한국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중이다. 난민지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은 벽이다.

‘홍익표 안’은 인도적 체류자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지원을 하자는 내용이다. 인도적 체류자는 난민인정자로서의 요건을 갖추지는 못했으나 인도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판정돼 체류자격을 부여받은 사람을 말한다. 난민 인정자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는 것이 국제적인 관례지만 한국에선 취업활동을 통한 자생적 경제활동만을 허가해주고 있다.

‘홍일표 안’은 난민 신청자에 대한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자는 내용이다. 난민신청자는 그 결과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지만 언어장벽 등의 문제로 제대로 된 권리행사가 어렵다. 비영어권 난민들이 더 겪는다. 또 난민 면접과정에서 녹음과 녹화가 이뤄지는데 이를 모르는 난민신청자가 많아 미리 고지할 의무를 부여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난민법이 시행된 2013년 7월 이전에 난민인정 신청을 한 사람에 대해서도 난민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박명재 안’은 법무부 장관이 5년마다 난민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명문화했다.


19대 국회에서는 20대 국회보다 5건 많은 9건의 난민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2011년 제정된 난민법에 대한 후속조치다. 그러나 단 한 건의 법안도 통과되진 못했다. 난민법 제정에 대한 반작용으로 정치적 부담이 컸던 탓이다. 눈에 띄는 것은 원혜영 민주당 의원안이다. 난민의 지위와 심사, 처우보장에 대한 종합적인 개정안을 내놨다. 난민인정 심사 기준을 명확히 하고 난민신청자에 대한 의료지원 등 기초 생활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입증기회를 주도록 했다. 또 인도적 체류자가 의료보험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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