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발작' 코스피, 파티 끝났나…"아직은 아니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8.06.20 16:20
글자크기

원/달러 환율 닷새 만에 소폭 하락…"환율 급등세 꺽이면 증시 안정 되찾을 것"

코스피가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환율 발작을 일으키며 연저점 부근까지 밀리자 증시에서는 '강세장의 약세장 전환' 우려가 불거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장사 영업이익이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약세장 반전은 '기우'라며 저가 매수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환율 발작' 코스피, 파티 끝났나…"아직은 아니다"


2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3.80포인트(1.02%) 오른 2363.91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114억원을 순매수해 반등에 성공했다. 원/달러 환율도 닷새 만에 하락 반전해 4원 떨어진 1105.1원에 마감했다.

◇코스피, "파티는 끝나지 않았다"=증권가에서 최고의 환율 전문가로 꼽히는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이코노미스트)은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구간에서 주식시장이 상승 흐름을 타기는 어렵다"면서 "증시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환율 급등세가 일단 꺾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코스피 지수가 2340까지 밀려 연저점을 형성하자 시장에서는 작년부터 시작된 코스피 사상 최고가 랠리가 끝났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금융시장 변동성 증대, 미국 증시 밸류에이션 논쟁이 한창인 데다 대내적으로는 코스피 이익 전망치가 하향되고 있어서다.

홍 팀장은 "지난해처럼 주가가 올라가는 것을 기대할 순 없겠지만 올해도 이익 증가가 확실한 만큼 상승 기조 자체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며 "대세 상승장이 계속되는 구간에서도 1년에 10%~20% 조정을 받는 것은 과거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2004년~2007년 코스피 지수가 2000포인트를 돌파하던 국면에서도 중간에 지수가 급락, 300포인트씩 조정받은 경우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올해 코스피 상장기업의 이익증가가 확실하지만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확신이 약화돼 차익실현 분위기가 팽배해졌다"면서도 "외환시장 상황, 10% 수준의 안정적 성장이 기대되는 수출 및 실적을 고려할 때 최근의 변동성은 일시적 조정일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다.


◇"美·中 무역전쟁 시나리오, 파국 가능성 높지 않아"=달러 강세(원화약세)를 초래한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양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 조치를 주고받은 상황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고 중국도 맞대응을 선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책임 연구위원은 "미·중 통상마찰의 향방은 투이불파(鬪以不波·싸우되 깨뜨리지 않는다)로 전개되면서 협상에 기반한 해결책을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향후 무역분쟁 시나리오가 세 가지 경로로 진행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본 시나리오는 추가 무역협상을 통한 관세부과 일정 연기와 세부협상을 진행하는 것이다. 비관적 시나리오는 7월6일 미국의 2단계 대중국 고관세 부과 및 중국의 보복관세 부과가 이어져 글로벌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것이다. 낙관적 시나리오는 2차 협상이 타결돼 유사한 포괄적 타협안을 도출, 미중 무역갈등을 봉합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관세부과 시일까지 약 3주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지만 반등에 무게를 뒀다. 코스피 2350선은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수준으로 바닥에 해당되는 만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종목을 매수하라는 조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2400선이 깨진 것을 두고 약세장 진입 신호가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지만 한국 경제는 저성장 위험에 대한 내성을 이미 확보했다"며 "반등을 주도할 수 있는 업종 대표주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하는 적극적인 매수 전략을 취할 때"라고 권고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