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14, 1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데뷔 20주년 음악회를 갖는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옥주현. 그는 '창조적 연출가'로 꼽히는 정구호 감독과 이번 무대를 위해 손 잡았다. /사진=임성균 기자
콘서트 이상의 것을 원했는지, 공연 베테랑인 옥주현은 감각적인 연출자 정구호와 손을 잡았다.
이날 배석한 정구호 감독은 “주인공이 더 효율적으로 멋있게 보이느냐가 이번 무대의 관건”이라면서 “강한 솔로 가수여서 그 포스가 (무대) 배경과 함께 더 멋있게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주현. /사진=임성균 기자
“제가 가진 좋은 무기이자 버리고 싶었던 한 가지는 ‘핑클’의 옥주현이었어요. 그 이미지를 언제 버릴 수 있을까는 전적으로 제게 달렸었죠. 뮤지컬 무대에 나서면서 힘을 얻었을 때,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었고 그런 과정이 숙제처럼 다가오면서 철저히 매달렸던 것 같아요.”
그는 ‘핑클’로 성공 가도를 달릴 때 받는 축하 뉴스는 부담스럽지 않았지만, 뮤지컬 배우로 쏟아지는 뉴스는 부담이었다고 털어놨다. “뮤지컬은 오랜 시간 버텨야 하기 때문에 책임도 그만큼 컸어요. 준비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 회자하니까, 늘 여행이나 모험, 숙제 같은 단어들과 함께 살았어요. 지난 10년은 숙제이면서 보람이었죠.”
짧은 시간에 에너지를 한꺼번에 쏟아붓는 일에 특화된 그가 10년간 뮤지컬에 꾸준히 몸담고 있다는 사실은 자신과 주변 지인들에게 놀라운 반전으로 다가온다. 옥주현은 “‘별이 빛나는 밤에’ 라디오 MC를 할 때, 모두 걱정했다”며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며 유익한 학습을 경험했다”고 했다.
옥주현은 "핑클의 옥주현 이미지를 언제 버릴 수 있을까 고민하며 뮤지컬 무대에 섰다"며 "꾸준히 버티는 뮤지컬이 쉽지 않았지만, 공연이 내게 맞는 옷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진=임성균 기자
이번 공연도 최고를 향한, 최선의 무대로 꾸려진다. 전매특허 같은 뮤지컬 선곡은 물론, 노래하면서 대중에게 가장 어렵거나 수준 있는 작품으로 기억되는 솔로 시절의 곡들, 핑클 데뷔 전부터 즐겨 불렀던 팝송 등 예측하기 어려운 곡들이 ‘만능 보컬’의 제조로 탄생할 예정이다.
34인조 오케스트라와 30인조 코러스가 등장하는 초대형 무대, 파이프오르가니스트와 협연하는 무대 등 영혼과 감각을 두드리는 공연도 만날 수 있다.
세월이 흐를수록 고음은 강해지고, 표현력은 깊어진다는 평가에 대해서 옥주현은 “언어와 소리를 구상하는 방식을 공부한 덕분”이라고 했다. 어렵고 알쏭달쏭한 설명이지만 우리말 또는 해당 언어를 소리 낼 때, 그 언어(가사)를 정확히 이해하고 소리를 통해 (드라마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으로 읽혔다.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옥주현(오른쪽)과 정구호 연출가. /사진=임성균 기자
정 감독의 말이 끝나자 옥주현은 겸연쩍은 듯 작은 미소를 보였다. 미소는 작았으나 미소 속에 비친 표정은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