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 발견된 총여학생회를 지지하는 내용의 현수막. 날카로운 물건에 의해 찢어져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지난 17일 한 대학생 익명커뮤니티에는 한 남학생이 총여학생회 관련 현수막을 커터칼로 찢었다는 목격담이 올라왔다. 해당 현수막은 그날 연세대학교 교정에서 발견됐다. 현수막은 예리한 칼로 아랫부분이 길게 찢어진 상태였다.
물리력을 동원한 이 같은 모습에 혐오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학생들은 위협감을 토로했다. 대학생 박모씨(25)는 "칼로 베인 현수막을 보면서 소름 돋고 무서웠다"며 "지금은 현수막이지만, 만약 저런 말을 하면 내가 당할 수도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눈 부위가 불에 타 훼손된 신지예 당시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벽보(위). 여러장의 서울시장 현수막 가운데 신 후보의 벽보가 사라져있다. /사진=뉴스1, 온라인커뮤니티
페미니즘 관련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훼손되어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대학생 이모씨(24)는 "이런 분위기라면 총여학생회를 옹호하거나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것만으로도 위험한 일을 당할 수 있다고 느낀다"고 하소연했다. 직장인 A씨(32)는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페미니즘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요즘은 더 조심스럽다"며 "질시를 넘어 직접적인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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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여성 전반에 대한 증오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특정 개인에 대한 반감보다 여성에 대한 폭넓은 증오를 드러낸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일종의 혐오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혐오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한 서구에서는 형사처벌까지 이뤄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