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스부르크'는 폭스바겐 본사가 있는 독일 자동차산업의 중심지다. 1990년대 초반 통일 특수를 누렸지만 이후 일본 자동차 산업의 거센 추격과 경쟁력 약화로 수출·투자 감소, 기업 도산, 실업률 증가 등 구조적 위기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실제로 1992년 7.9%였던 이 지역 실업률은 1996년 18.1%로 증가했으며, 1989년부터 2001년까지 볼프스부르크 공장 생산량과 고용도 각각 38.9%, 16.0% 감소했다.
이를 위해 △혁신 캠퍼스(상담․자문․교육 등 창업과 경영 지원) △부품사 유치 △각종 체험 사업(스포츠·여행·쇼핑·자동차 테마파크 등 문화·여가 인프라 구축) △인력서비스(파견·직업소개·직업교육·아웃소싱) 등 4개 영역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근로시간은 폭스바겐의 주 35시간보다 3시간 늘어난 38시간으로 했지만 3시간은 교육훈련 시간으로 활용해 숙련도를 높였다.
'아우토 5000'의 경우 강력한 조직 장악력을 갖춘 노동조합의 양보를 통해 5000마르크의 임금 수준이 8년간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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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지역사회와 기업의 협력으로 장기적 관점의 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해 일자리를 늘리는데 성공했다"며 "2009년 폭스바겐에 통합된 이후에도 그간 축적된 업무 숙련도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대형차만 생산해온 미국GM이 1970년대에 일본 자동차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소형차 개발을 위해 추진한 '새턴'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GM의 기존 조직과 다른 별도 조직으로 설립된 '새턴'은 경영자와 노조가 세계적인 수준의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미국식 노사관계와 조직체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한다는데 합의하면서 탄생된 합작사다.
새턴의 가장 큰 특징은 기업의 성과를 온전하게 공유하는 집단성과급 체계와 교육훈련에 따른 인센티브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턴의 직원들은 다른 GM 공장 직원들 평균임금의 90% 수준으로 기본급이 책정되고, 1년간 달성한 품질 생산성 향상과 교육훈련 이수 정도에 따라 추가로 집단 성과급을 받았다.
이런 사례를 우리나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의 노사관계 풍토를 고려할 때 노조가 일자리 확대·보호를 위해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투쟁 중심 운동 노선 탈피 등을 약속하면서 이를 장시간 유지한다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우토 5000'도 독일 특유의 협조적 노사관계와 전통적인 산업별 노조 체계, 종업원평의회 제도 등이 뒷받침된 결과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해외 사례의 성공 요인으로는 장기적 일자리 확보를 위한 노조의 인식 전환, 지역 정부는 물론 지역 경제단체·기업 등 각종 지역공동체의 협력과 지원, 노사 당사자들의 강력한 리더십, 장기적 관점의 직업훈련 인프라 구축 등을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