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의 꽃' 1층은 옛말...이젠 2층이 대세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18.06.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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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낮고 임대수익률 높은 2층이 더 잘 팔려

서울 마곡역 앞의 한 유명 오피스텔 1층 상가. 입주를 시작한지 1년이 됐지만 1층 상가가 텅 비어있다. /사진=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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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곡역 앞의 한 유명 오피스텔 1층 상가. 입주를 시작한지 1년이 됐지만 1층 상가가 텅 비어있다. /사진=김희정 기자 [email protected]



#'미사역 파라곤' 주상복합 아파트가 평균경쟁률 104.9대 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동양건설산업은 울상이다. 분양가 상한제 때문에 분양가를 낮추느라 판매 마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



동양건설산업은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상가 분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상가의 꽃'으로 불리는 1층보다 2층 분양 속도가 빠르다.

금리 상승기로 접어들면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자 1층보다 가성비가 높은 2층 상가가 인기를 끌고 있다. 통상 1층 상가는 2층 상가보다 분양가가 2배 이상 높고 프리미엄도 더 많이 붙었다.



미사역 파라곤 상가 1층도 분양가는 분양면적 기준 3.3㎡당 5000만원 안팎인데 반해, 2층은 분양면적 기준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대로 1층의 40%에 불과하다.

한 상가 전문 분양대행사 사장은 "강남 같은 A급 상권이 아니라면 1층 상가도 전용면적 3.3㎡당 20만~25만원 정도가 일반적인 월세 시세"라며 "1층 상가 분양가가 워낙 오르다 보니 편의점이나 공인중개소, 이동통신사 대리점을 빼면 분양가 대비 월세수익률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2층을 선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1층 상가와 2층 상가의 분양가는 2~3배 가까이 차이 나는 반면, 입주 후 받는 임대료는 그만큼 차이가 크지 않아 2층의 수익률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최근 스타벅스를 비롯한 우량 프랜차이즈조차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1·2층을 터서 임대료가 비싼 1층은 출입구로서 작은 면적만 임차하고 2층을 넓게 조성하고 있다. 3.3㎡당 임대료는 줄이고 매출은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2층이 의외의 인기를 누리자 2층 분양가격을 당초보다 높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마곡역 인근의 M상가는 2층 분양가를 1층의 46% 수준으로 높게 책정해 분양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1·2층은 가시성이 높은 모서리 상가도 분양이 안 된 반면 3층은 분양 시작 초기에 모두 완판됐다. 비싸진 2층보다 3층의 가성비를 택하는 투자자가 많았던 셈이다.

또 다른 분양업계 관계자는 "저금리로 최근 몇 년 간 신도시 상가 분양시장이 뜨거웠지만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며 "금리인상기를 맞아 임대를 맞추지 못하거나 월세수익률이 2%대 예금 금리에도 못 미치는 1층 상가들은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기도 중대형상가(3층 이상 혹은 연면적 330㎡ 초과)의 공실률은 8%로 4분기 연속 상승세다. 서울의 중대형상가 공실률도 3.7%로 3분기 연속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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