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연구용 차량들은 신차 출시 전 각종 테스트나 부품 연구·개발 목적으로 쓰여 내구도가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나중에 시장에 나올 양산차들과 비교하면 부품이나 스펙도 다른 탓에 자원을 최대한 재활용하는 방향으로 폐차된다.
현대·기아차는 신차 출시 전 보안(security)을 철저히 유지하기 위해 폐차 전문업체에 외주를 주지 않고, 자체적으로 폐차한다. 2005년 이후부터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내 '자동차 재자원화센터'를 만들어 자체적으로 폐차했는데, 지난 4월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으로 관련 팀을 이관했다.
현대·기아차는 폐차의 85%는 해체와 분류를 통해 재자원화하고, 10%는 화력발전 등을 통해 전기 생산에 사용한다.
자동차 재자원화센터의 시초는 2003년 차량에 납, 수은 등 4개 중금속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 규제가 시행되기 직전에 생긴 청정기술개발팀으로, 현대기아차는 그해 환경경영을 선포했고, 이후 관련 부서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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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를 제외한 완성차 업체들은 모두 외부 폐차업체에 차를 넘긴다. 한국GM은 신차 개발 주기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평균 400~500대의 시험연구용 차량을 폐차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연간 평균 약 200대의 시험·연구용 차량을 폐차한다. 쌍용차 (5,990원 ▼30 -0.50%)의 경우 연 300여대를 폐차하는데, 파일럿카의 부품들이 정부 인증을 받지 않은 탓에 나중에 잘못 사용될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커다란 집게'로 찍어서 못쓰게 만든다.
이들 3개사는 폐차 전문업체가 진행하는 모든 폐차 과정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나중에 받는다. 부품들이 불법적인 통로로 팔리거나 재사용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해체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각종 정보를 각 연구팀에 전달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라고 전했다.
현대자동차그룹내 '자동차 재자원화센터'에서 시험용 차가 폐차되는 모습/사진=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