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박원순, 즐거운 복귀 첫 회의 '안전' '52시간'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2018.06.1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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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묘지 참배 후 밝은 얼굴로 시청사 출근…서울페이 등 자영업자 관련 공약 강조

6·13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정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6·13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정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압도적 신임을 받은 것은 그동안 서울시 직원들의 성취를 시민들이 지지한 결과입니다. 일 많이 안 시킬 테니 (웃음) 즐겁게 일합시다."

한 달여 만에 서울시청사로 출근한 박원순 시장은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부터 전했다. 14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후 밝은 얼굴로 출근한 박 시장은 1층을 메운 직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건넸다.



복귀 첫날 박원순 서울시장의 첫 주문은 '안전'과 '52시간'이었다. 이날 전체 실·본부·국장과 정례회의로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 박 시장은 최근 용산 건물 붕괴 사고를 언급하면서 "재개발 현장 정리되지 않은 100여곳을 조속한 시일 안에 추진이든 해제든 결정해야 한다"고 말다.

박 시장은 "소형 건물 등은 그 책임이 조합 측에 있다면서 우리 권한이 아니라는 식으로 책임을 미룰 상황이 아니"라며 긴급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



두 번째 주문은 7월 1일 도입되는 52시간 근로제도 관련 서울시 조직 문화 개선이었다. 이날 출근길에도 농담처럼 던진 '일 많이 안 시키겠다' '나도 휴가 많이 쓰겠다'는 발언과도 통하는 지시였다.

박 시장은 "서울시 공무원과 공공기관이 이번 52시간 제도에 해당하지 않지만 서울시도 시행할 수 있게 준비하길 바란다"며 "업무를 줄여야 하는데 (예를 들면) 민선 7기라고 예전처럼 부서마다 한달씩 준비해서 보고하지 말고 하던 일 하면서 새 공약만 담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금요일에 시행하는 PC셧다운제를 수요일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박 시장은 "일을 줄이고 인원은 늘리고 조직 개편도 하고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시민 삶의 질을 바꾸는 10년 혁명을 위해 서울시 공무원부터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중앙정부까지 확산될 수 있게 준비하자"고 말했다.


회의 직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박 시장은 가장 자신 있는 공약으로 자영업자 관련 정책을 꼽았다. 전날 당선 소감을 밝히면서 언급했던 계좌이체 기반 지급결제 플랫폼인 '서울페이'와 유급병가제도 등을 재차 강조했다.

박 시장은 "서울페이로 카드 수수료를 0%대로 낮추면 웬만한 가게에 1년에 그랜저 한 대를 사주는 꼴이 된다"며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자도 경남페이를 만들겠다고 얘기하는 것처럼 전국에 금방 확산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도와 서울시 안 자치구, 의회와 협력 의지도 밝혔다. 박 시장은 "너무 크게 이겨서 큰 책임감과 부담감을 가진다"며 "균형과 견제의 기능을 하는 의회에는 야당의 존재가 필요하고 현재 (서울시의회 야당 당선자) 숫자는 적어서 교섭단체가 꾸리기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그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인천시 등 수도권 협력 체계도 조만간 만들 생각이다. 박 시장은 "시민 입장에서는 하나의 생활 구역으로 교통, 주거, 미세먼지 등 모든 것이 협력이 필요하다"며 "수도권 시도지사 협의체를 정기적으로 만들어 각자 행정 구역을 존중하면서도 협력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경기, 인천 등을 포함해 광역단체장 14곳(전체 17개)을 가져가면서 압승했다. 전국 서울 25개 자치구 중 24개를 싹쓸이했다. 서울시의회도 110석 중 102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 같은 당 서울지역 후보들을 지원하는 데 주력했던 박 시장은 52.79%의 득표율로 최초 3선을 거머쥐는 것은 물론 당내 입지도 다지게 됐다.

이번 선거로 차기 대권 후보로 떠오른 박 시장은 다음 선거 등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서울을 바꾸고 전국, 세계적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는 일념 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답했다. 또 두 경쟁 후보자에 대해서는 "김문수, 안철수 후보 모두 훌륭한 분들이신데 정치 영역은 조금 다른 것 같다"며 "(각 후보마다 다른 경력을) 서울 시민들이 달리 판단 한 것 아닌가 싶다. 선의의 경쟁을 해주신 두 분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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