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압승 1등 공신은 '문재인 마케팅'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8.06.1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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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민주당 후보들 '친문' 등 문 대통령과 인연 강조...당내경선땐 10%p 이득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8.6.13/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8.6.13/뉴스1


6·13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나자, 정치권에선 '문재인 대통령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하거나 내세우기만 했어도 표를 받을 거란 전망이 그대로 적중해서다.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이번 지방선거에 그대로 전이됐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서울·경기 등 수도권, 호남권, 충청권을 싹쓸이하고 보수의 텃밭인 부산·울산·경남 등에서도 승리하면서 역대 선거 사상 가장 큰 승리를 거뒀다. 또 이번 선거와 함께 치러진 12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후보를 낸 11곳 모두 이겼다.


여당 고위관계자는 "우리가 이렇게 이겨본 적이 있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며 "국민들이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은 어느정도 예견됐다. 지난 대선 이후 계속 이어진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연이은 호재 때문이다. 무엇보다 선거 전날인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는 극적인 드라마가 연출되는 등 민주당엔 호재 일색이었다.


민주당 내부에선 "문 대통령 덕분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선거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런 호재가 버팀목이 되면서 드루킹 의혹과 각종 경제지표 악화라는 악재에도 민주당이 선거판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물론 정치권에선 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문 대통령 마케팅 과열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후보들 선거 벽보나 홍보물엔 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 혹은 과거 인연 등이 빼곡히 담겼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선거를 한번 더 치르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고, 일부는 역효과 걱정도 했다.


민주당내 경선 전화 여론조사때 '문재인', '청와대 경력' 등을 집어 넣느냐 마느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것도 이때문이다. 예선에서 긴장감 없이 원사이드로 선거 분위기가 흐르면 본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 하지만 결국 넣기로 결정했고, 많은 후보들이 덕을 봤다. 문 대통령을 강조한 후보들은 상대 후보보다 10%포인트 더 지지를 받았다. 본 선거에서도 문 대통령을 등에 업은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다. 친문 핵심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를 비롯해 과거 문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후보들이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 마케팅은 우리가 부인할 수 없는 승리 요인이었다"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문 대통령 한명으로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이번 당선자들을 비롯해 모두가 원팀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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