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北교예단 공연·1000원 파마 가능할까?…지방선거 '이색공약'

머니투데이 이건희 김태은 기자 2018.06.1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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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내 삶을 바꾸는 지방선거]-⑧기초단체장 선거 공약 살펴보기

편집자주 6.13지방선거가 '깜깜이 선거'가 돼가고 있다. '우리동네' 공약이 무엇인지 보이지 않아서다. 공약만 제대로 알아도, 훌륭한 지역 일꾼을 뽑을 수 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국민들의 삶을 바꾸는 공약을 비롯해 이번 선거전 양상을 분석했다.

기초단체장 선거를 보면 다양한 생활밀착형 공약이 눈에 띈다. 지역 숙원 사업에 대한 해결 방안을 내걸고 선택을 받고자 하는 외침이다. 때론 국가적 이슈에 편승한 공약도 등장한다.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 만한 아이템이다. 하지만 돌아서면 과연 우리 동네에 맞는 공약인지 의문이 남는다. 지역마다 각종 센터 설립과 수당 지급, 무료 제공 등 '장밋빛 공약'도 넘쳐난다.




[MT리포트]北교예단 공연·1000원 파마 가능할까?…지방선거 '이색공약'


◇'남북 화해' 분위기에…'지역 공약'도 묻어가기= 이번 선거 최대 이슈는 ‘남북 문제’다. 화해 분위기에 맞춘 지역 공약이 적잖게 등장했다. 이성 민주당 서울 구로구청장 후보는 올해로 6회를 맞이한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그 길을 찾았다. 기존 영화제에 '남북교류'를 더하겠다고 했다. 평양·구로어린이영화 워크숍 상호개최, 남북한 평화 공동 어린이영화 제작 등 문화교류를 겨냥한 공약을 내걸었다.


전익정 바른미래당 서울 송파구청장 후보는 송파구에서 '이북 5도민 복지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아무도 안해주니 송파구청에서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송파구민 중 이북5도민 실태 조사를 진행한 뒤 이북 가족에게 위문품·선물·음식 등을 배송하겠다고 공약했다.


무소속의 윤병국 경기 부천시장 후보는 5대공약 중 하나로 '남북문화예술 교류 특화도시 추진'을 강조했다. 부천시와 북한도시 간 '자매도시' 체결을 추진하고 부천의 영상단지 안에 방치된 서커스장에 '북한교예단' 상설 공연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부천시 3대 국제축제(영화·만화·애니메이션)를 통한 북한과의 문화예술교류 확대도 공약에 포함됐다.


이강태 민주당 경북 성주군수 후보는 "통일부와 협력해 100대 트럭에 참외를 싣고 판문점을 지나 북측에 전달하겠다"고 공약했다. 평화참외나누기 사업을 추진해 전세계에 성주참외를 홍보하고, 나아가 북한도시와 자매결연까지 맺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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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씨 좋은' 후보들?…곳간에서 인심난 공약들= 서울 마포구청장 에 도전한 홍성문 민주평화당 후보는 '통큰' 출산장려금 지급을 공약했다. 그는 △첫 아이 출산 시 1000만원 지급 △둘째 아이 출산 시 2000만원 지급 △셋째 아이 출산 시 3000만원 지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재 마포구는 출산축하금으로 △첫째아이 10만원 △둘째아이 50만원 △셋째아이 100만원 △넷째아이 300만원 △다섯째아이 이상 500만원을 주는 조례를 갖고 있다. 홍성문 후보는 공약 실현법에 대해 "기존 보육예산 및 출산장려비용을 고려해 재조정하고, 서울시와 긴밀한 협의로 재원 조달을 요청할 것"이라며 "구청장 취임 후 2년 차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홍승표 경기 광주시장 후보는 임산부·8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연간 30만원의 무료 택시이용권을 제공하는 내용의 공약을 내걸었다. 교통약자들과 택시업계의 상생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무료 택시이용권을 받은 택시가 이를 광주시에 내면 실비를 정산해주는 구조다. 그는 총 17억7000만원의 예산이 공약 실현에 필요하다고 공개하면서 이 금액을 일반회계에서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전남에서 유명해진 '100원 택시'에 이어 '1000원 파마' 공약도 등장했다. 백경태 민주당 전북 무주군수 후보는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파마·염색·커트 등을 1000원만 내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상품권 제공을 공약했다. 빈곤노년층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외모를 가꿀 비용을 줄여드리자는 취지로 연간 2억원이면 충분히 재원조달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신혼부부가 구청의 교육을 들으면 50만원을 준다는 '조건부 수당' 공약도 내걸렸다. 허점도 바른미래당 경남 김해시장 후보는 "혼인신고를 한 신혼부부가 좋은 배우자되기 등의 교육을 받으면 5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교육 내용은 △이성의 배우자를 대하는 도리 △부부 성생활 교육 △임신·출산·육아 교육 △참 엄마아빠 되는 교육 등 4개 항목이다. 허 후보는 "15년 동안 무료법률상담 봉사를 하면서 이혼건을 가장 많이 도우며 가정이 파탄에 이르는 이유를 발견해 이같은 공약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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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으로 승부 갈린다…격전지에는 이런 공약이= 서울 서초구청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석권과 자유한국당의 '보수 텃밭' 수성 가능성을 가르는 지역이다. 가장 관심사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공약으로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서초구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정근 민주당 후보와 조은희 한국당 후보 모두 이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다만 강조점이 다르다. 이정근 후보는 집권여당의 힘으로 중앙정부와 함께 실현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조은희 후보는 전임 구청장 시절 이 사업을 시작한 만큼 재선하면 사업을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한다.



대전 대덕구청장 역시 5개 구청장 선거 중 민주당과 한국당 간 가장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지역이다. 박정현 민주당 후보는 여성 후보답게 임신에서 보육까지 책임지는 대덕보육센터 건립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대청호와 연계한 신탄진 생태환경관광 특구 조성도 약속했다. 박수범 한국당 후보는 재선에 도전하면서 지난 임기 동안 추진했던 사업의 마무리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대전시장 후보들이 공약한 대전 야구장을 대덕구에 건립하겠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울산 북구청장 선거는 현대자동차 근로자들과 30~40대 표심이 선거 판세를 좌우할 예정이다. 이동권 민주당 후보는 창평~강동 구간 도로와 산업로 조기 개설 등을 내세우며 집권여당의 강점을 공약에 담았다. 박천동 한국당 후보는 고교 무상급식 전면시행과 청년 창업 플랫폼 등으로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공약을 내세웠다.


강진희 민중당 후보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화를, 김재근 바른미래당 후보는 수소자동차 특구 추진을, 박영수 무소속 후보는 트램 도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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