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이너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한 디펜딩챔피언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적폐청산과 지방권력 교체를 내세웠고, 자유한국당(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재인정부 심판을 외치며 보수야권의 사활을 걸고 선거에 나섰다. 당 지도부와 스타의원, 유력후보들이 총출동해 마치 축구 전술처럼 전력을 극대화한 양측의 스쿼드(squad)를 전면 분석했다.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와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가 최전방 투톱이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이자 승부처인 경남에 전략공천됐다. '드루킹 사건'에 발목부상이 있지만 "사람 잘못봤다"며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후보는 수도권 공격수 임무를 맡았지만 선거전 막판 여러 논란에 휩싸이며 상대 선수들의 거친 태클을 받고 있다.
오른쪽 윙은 국회의원·지방선거 '8전9기'의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다. 여덟 번 슈팅을 날렸지만 아직 골문을 가른 적은 없다. 지금 아홉 번째 슈팅이 골문을 향해 가고 있다.
최재성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는 이탈리아 축구선수 필리포 인자기와 닮았다. 위치선정 능력이 좋다. 17~19대 경기 남양주갑 의원인 그는 20대 총선에 불출마했다가 이번에는 송파을로 옮겨 재보선에 뛰어들었다. 최 후보 자신도 '여의도 인자기'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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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중앙 서울'을 지키는 스위퍼다. 최문순 강원지사 후보도 민주당 험지인 강원도에서 '3연임' 수비에 나섰다. 이용섭 후보는 광주의 안방마님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공수 모두를 조율한다.
여당 벤치에는 문희상 의원이 앉아 있다. 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로 지명됐지만 야당이 선거 이후에 의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해 노심초사 선거를 관전 중이다.
◇野 4-3-3 제로톱=보수야권은 지지율이 압도적인, 즉 골 경정력이 높은 선수가 딱히 없다. 그래서 2선 공격수 중심의 제로톱 전술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와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삼각편대를 이뤘다.
김 후보와 안 후보 사이에는 골잡이 자리를 놓고 단일화 논의가 그치지 않는다. 김 후보는 유세차량이 역주행해 논란을 샀다. 축구 경기에서도 가끔 역주행 드리블이 나온다.
보수야권 미드필더는 정 대변인이 퇴장당해 1명이 적다. 한국당의 스타선수 영입 케이스인 배현진 송파을 후보는 보수의 '새 날개' 이미지로 라이트 윙 포지션 맡았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전담마크, 거칠고 깊은 태클을 시전 중이다.
한국당 권영진 후보와 김태호 후보는 전통적인 보수 표밭인 대구와 경남을 각각 사수한다. 권 후보는 경기 중 한때 헐리우드 액션으로 논란이 됐다. 양쪽 풀백에는 한국 정치계의 '마테우스'(월드컵 25회 출전) 이인제 한국당 충남지사 후보(공직선거 11회 출마)와 '백전노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섰다.
보수의 골문을 지키는 이는 원희룡 무소속 제주지사 후보다. 한국당 당적을 버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그는 '보수의 마지막 보루'로 평가받는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강력한 공격력을 선보이려 했으나 낮은 당 지지율에 자당 일부 후보들이 그의 유세를 거절하면서 사실상 벤치에서 소리를 칠 수밖에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