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 엘앤케이바이오 (8,750원 ▲220 +2.58%)는 지난 25일 60억원 규모의 CB(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이 CB의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은 모두 0%다. 또 리픽싱(전환가액재조정) 요건은 80%로, 통상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는 70%보다 높았다. 리픽싱 80%는 CB 발행 이후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발행회사가 전환가액의 80%는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리픽싱 비율이 높을수록 발행회사가 유리하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0억원으로 적자전환 한 아진산업 (3,895원 ▲55 +1.43%)도 지난 28일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175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이 CB의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은 0%, 리픽싱 요건은 75%다. 비디아이 (640원 ▼70 -9.86%)도 지난 18일 9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하면서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을 모두 0%로 적용했다. 비디아이 역시 올해 1분기 적자전환했다. 양사의 CB 발행대상자에도 코스닥벤처펀드가 이름을 올렸다.
실제로 코스닥벤처펀드 등장으로 메자닌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물량을 확보하려는 펀드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중간에 증권사가 주관사로 끼지 않고 운용사와 발행사가 직접 만나 메자닌 발행을 결정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당장 문을 닫아야 할 부실기업이 코스닥벤처펀드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부실기업 투자가 늘어날수록 펀드 수익률에도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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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코스닥 상장사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코스닥벤처펀드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몰리다 보니 자금이 급하지 않은 기업들까지 CB를 발행하는 사례가 있다"며 "제로금리 등 발행조건이 좋아서 우선 자금을 확보하고 보자는 심리가 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