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닝 체인노바 대표가 지난달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키플랫폼 2018 분과세션2-탈중앙화: 신세계-중관춘과 실리콘밸리의 만남'에서 '미리 만난 미래, 블록체인과 식품 안전 시스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중국 블록체인 기술 기업 체인노바(Chain Nova)는 농업과 식품 유통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혁신을 일으켜 주목 받았다. 파종부터 수확, 유통까지 쌀 생산에 거쳐야 하는 100여개 단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데이터베이스화했다. 동닝 체인노바 CEO(최고경영자)는 중국은 물론 전 세계 블록체인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다. 중국블록체인협회 발기인이며 리눅스재단과 IBM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컨소시엄 하이퍼레저(Hyperledger)의 중국 책임자다.
-중국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산업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각 분야에서 인공지능, 블록체인 기술 등 첨단 과학 기술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금융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기존 대형 인터넷 기업들도 자체 기술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눈여겨 볼 만한 점은 농업, 해운, 제조업 등 과거 전통산업에도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거다. 이 기술을 도입하면 기존 업무를 좀더 최적화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전통산업들은 노동력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데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 생산량도 늘고, 효율 개선, 원가 절감 등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존 전통산업들이 또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면서 기술 응용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이 기술을 통해 핵심 가치를 발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하고, 실물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가능하면 큰 규모의 산업에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현재 체인노바의 대주주와 이러한 얘기를 하다 아이디어를 얻게 됐고, 중국 동북 지역에서 대규모 쌀 재배 농사를 하고 있는 기업 '베이다황(北大荒)'과 협력한 '블록체인 대농장'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전통산업인데다 모든 과정에서 많은 거래가 발생하는 등 방대한 데이터가 생산되는 산업이라 이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파종부터 수확, 가공, 저장, 물류, 온라인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시스템에 기록해 추적이 용이하고 최종소비자들도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나오기 전부터 제품 생산 이력 추적은 이뤄지고 있었는데.
▶하지만 모든 정보를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면 시스템에 기록된 각각의 데이터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처음부터 거짓 정보를 올리면 조회하는 데이터 역시 거짓이다. 이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시스템에 기록할 데이터 수집을 위해 우리가 직접 농장에 가서 모든 생산 과정을 일일이 확인하고 참여함으로써 믿을만한 데이터를 시스템에 입력할 수 있게 만들었다. 블록체인 기술을 표면적으로만 내세우는 것이 아닌, 데이터 하나하나의 신뢰성을 위해 누구보다 심혈을 기울였다고 자부한다.
-'블록체인 대농장' 프로젝트 성과는.
▶평소 소비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민감한 정보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더 이상 마음대로 수정할 없도록 데이터화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쌀이라는 인식이 형성됐다는 것. 중국은 동북 지역 쌀이 품질 좋기로 유명한데, 실제 생산지가 동북 지역인지, 심지어 '베이다황' 쌀이 맞는지 확인하리 어려웠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된 쌀은 크게 3가지 정보를 쉽게 파악 할 수 있다. 새 쌀이 맞는지(생산 시기), 어느 지역에서 생산됐는지(생산지), 품종과 영양 성분(품질)은 어떤지 확인 가능하다. 특히 품질의 경우 식감이나 영양 성분 등에 대해 각 농장에서 연구하고 있지만 이 내용이 최종 소비자까지 전달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는데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해소됐다. '베이다황'도 생산 프로세스와 이윤 개선 효과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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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닝 체인노바 대표가 지난달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키플랫폼 2018 분과세션2-탈중앙화: 신세계-중관춘과 실리콘밸리의 만남'에서 '미리 만난 미래, 블록체인과 식품 안전 시스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이 분야에 참여하는 이들도 늘었고 이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각자 노력을 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한편으로는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개념만 이용해 기회를 엿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차세대 인터넷이라고 말하는데 그렇게 설명하기엔 성능, 기술면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 이 기술을 앞으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잘 해결해나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발전시켜야 한다고 본다.
프라이빗 체인, 퍼블릭 체인 등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상황에서 표준 제정이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중국에서도 관련 정부 부처에서 블록체인 기술 표준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국제 표준화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실제 환경에서 사용, 응용 환경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농업, 에너지 등 국가 핵심 산업과 연계한다면 많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기술과도 연계 발전돼 우리 실생활에 큰 역할 하는 기술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