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트럼프 심야극장' 2화…美 "북미정상회담, 하고 싶다"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8.05.2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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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美 국무부 대변인 "韓美, 北고 대화 조건 조성 노력 긴밀 협력"…국방장관 "다시 개최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현지시간)워싱턴 백악관에서 경제성장, 규제완화, 소비자보호 관련 법안에 서명한 뒤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6월12일 개최하기로 예정됐던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현지시간)워싱턴 백악관에서 경제성장, 규제완화, 소비자보호 관련 법안에 서명한 뒤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6월12일 개최하기로 예정됐던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 AFP=뉴스1


그야말로 반전 드라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가 예정됐던 북미정상회담을 최소하겠다고 한 지 하루 만에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한국시간으로 26일 새벽, 미국 현지시간으로는 25일,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등은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긍정적 시그널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 25일 밤 9시께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으로부터 따뜻하고 생산적인 발표를 받은 것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며 "그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우리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축사를 위해 백악관을 나서던 중 기자들에게 "그것(북미정상회담)은 심지어 12일에 열릴 수도 있다. 우리는 그것을 하고 싶다"고도 했다.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낸지 하루 만의 급반전이다. 그 하루 동안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트럼프 극본·연출의 반전 드라마에 충격과 우려에 빠져 있었다. 북한이 고자세를 버리고, 즉각 대화모드로 나오겠다고 반응한 것은 시청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 긍정적 시그널을 보낸 이후 미국 관료들의 관련 발언들도 이어졌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강경화 외교장관이 북한과 대화를 위한 조건을 조성하는 모든 노력에 계속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받아들일 때까지 이 같은 협력이 이어져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도 "우리는 북미 정상회담에 관해 다소 좋은 뉴스가 있다"며 "외교관들이 해낼 수 있다면 다시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매티스 국방장관은 덴마크 국방장관과의 회담 전 취재진에 "외교관들이 아직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상회담 개최를 놓고 벌어진 북미 간 줄다리기가 '통상적인 주고받기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앞서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정치적 쇼에 불과한 회담을 원하지 않는다"며 "그는 지속가능하고, 실질적이고, 실제적인 해결의 무엇인가를 얻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그들(북한)이 그것을 할 준비가 돼 있으면 우리도 분명히 그런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미정상회담이 6월12일 열려도 우리는 준비돼 있고 7월12일 열려도 준비돼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상회담을 개최를 두고 북미 간 줄다리기가 급반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일본과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해 "미래에 우리는 이런 회담이 필요하다"며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없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핵무기와 대량파괴무기 등을 파괴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필요하다"며 "이는 북미 협상의 주요 목표이고 이런 회담을 통해 상황을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노력을 계속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같은 포럼에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대해 우려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는 유럽 파트너들과 함께 미국의 이같은 결정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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