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지배구조 개편안 보완·개선해 재추진..시장과 더 소통"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장시복 기자, 김남이 기자 2018.05.2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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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29일 임시주총 전격 취소..현대차 "시장 고언 겸허한 마음으로 검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 개막 첫날 9일(현지시간) 정의선 부회장이 한 차량용 단말기 전문업체의 제품을 직접 체험해보고 있다./사진제공=머니투데이DB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 개막 첫날 9일(현지시간) 정의선 부회장이 한 차량용 단말기 전문업체의 제품을 직접 체험해보고 있다./사진제공=머니투데이DB


현대차 (235,000원 ▲4,000 +1.73%)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완·개선해 재추진키로 전격 결정했다. 주주 및 시장과 소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21일 현대모비스 (233,500원 ▼1,500 -0.64%)현대글로비스 (170,000원 ▼900 -0.53%)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현재 체결돼 있는 분할합병 계약을 일단 해제한 뒤 분할·합병안을 보완·개선해 재추진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었던 양사 임시 주주총회는 취소됐다. 보완·개선된 안이 언제 발표될지는 미정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28일 투자·핵심부품 사업과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하고,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었다.

현대차그룹은 개편 안이 자동차 사업 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해 경쟁력과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동시에 순환 출자 등 국내 규제를 모두 해소하는 최적의 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과의 교감에도 불구하고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을 시작으로, ISS와 글라스루이스 등 양대 의결권자문사가 반대를 권고하면서 시장의 역습을 받았다. 주로 현대모비스에서 떨어져 나가는 모듈과 AS 사업이 과소 평가됐다며, '분할·합병 비율'을 문제 삼았다.


국내에서도 현대모비스 2대 주주 국민연금(9.82%)의 의결권을 자문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까지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주총 '표 대결'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주주들과 투자자 및 시장에서 제기한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겸허한 마음으로 검토해 충분히 반영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방안을 추진하면서 여러 주주분들 및 시장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도 절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이 더욱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여러 의견과 평가들을 전향적으로 수렴할 것"이라며 "사업 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보완해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생존과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선 많은 부분에서 신속하고 과감한 개혁·변화가 필요하다"며 "자동차 사업 본연의 경쟁력과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주주 환원으로 선순환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법에 정해진 합병비율에 따른 합병조차 투기적 자본의 이익을 침해할 경우 중단돼야 하는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단기적 이익만 좇는 헤지펀드들이 먼 미래를 고민하는 기업의 전략을 가로막을 때 이를 통제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 짧은 한국 자본주의 역사의 한계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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