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시장 침체에… 업체들 '220년전 맥주'도 땄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8.05.2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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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판매량 최근 뚝↓, 맥주 대기업들 희귀한 효모로 제품개발…
난파선 속 맥주, 옛 본사서 찾은 맥주에서 효모 뽑아 신제품 판매

1990년 '시드니 코브'호 발굴 당시 발견한 맥주 병의 모습. /사진=제임스 스콰이어 홈페이지 갈무리1990년 '시드니 코브'호 발굴 당시 발견한 맥주 병의 모습. /사진=제임스 스콰이어 홈페이지 갈무리


맥주는 대중적인 술이지만 최근 몇 년 간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줄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국적 맥주 기업들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희귀한 효모를 찾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호주 소재 맥주회사 제임스 스콰이어, 덴마크의 칼스버그, 네덜란드의 하이네켄 등이 100년 넘는 역사를 활용한 이야기가 있는 맥주 개발에 나섰다.



이들이 독특한 제품 개발에 나선 건 맥주 시장이 침체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주류연구기관인 IWSR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 맥주 소비는 1.8% 감소했다. 2011년~2015년 평균 0.3% 줄었던 전체 주류소비도 2016년 맥주 영향으로 1.3% 추락했다. 일부 수요는 수제맥주로 옮겨 갔다. 전체 맥주 판매량이 0.4% 준 미국에서 수제맥주 판매는 3.6% 늘며 소규모 수제맥주업자가 증가했다.

시장 변화 속에 맥주 대기업들은 작은 신생업체들이 넘볼 수 없는 '역사'를 이용한 맥주 개발에 나선 것이다.



제임스 스콰이어는 '난파선 보존 에일'(Wreck-Preservation Ale)을 다음 달부터 판매한다. 이 맥주는 실제 난파선 '시드니 코브'에서 발견된 맥주의 효모를 사용한다. 1797년 침몰한 이 상선은 지난 1977년 호주 태즈메이니아 섬 인근에서 발견됐다. 배 안에는 와인·맥주가 있었는데 바다의 찬 온도로 인해 완벽히 보존됐다. 맥주들은 1990년 인양 작업을 통해 인근 박물관에 옮겨졌다. 제임스 스콰이어가 박물관 측과 합의해 이 맥주의 효모를 기반으로 새 맥주를 만들었다.

칼스버그는 지난 3월부터 창업 당시인 134년 전 맥주를 재현해 판매하고 있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 위치한 본사 공장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지하에서 1883년에 제조된 맥주를 찾았다. 당시 공법을 사용해 3년에 걸쳐 효모를 채취했다. 채취에 성공한 2016년 '칼스버그 리브류'라는 이름으로 한정판으로 팔다, 최근 '칼스버그 1883'라는 이름으로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하이네켄 역시 맥주 개발을 위해 창업 당시 사용한 효모의 기원을 찾았다. 신제품 'H41'은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역 버섯에 포함된 효모를 사용한다. 개발 기간 2년 동안 총 8만 갤런(약 30만 리터)의 맥주가 들어갔다.


맥주 효모 전문개발업체 '오메가 이스트'의 공동대표 마크 슈워츠는 "(맥주업자들은) 효모를 어떻게든 찾아보려 한다"며 "(실험에 사용된) 페트리 접시(세균배양에 사용되는 얇은 접시)로 식물원을 만들 수 있다는 소문이 들릴 정도"라고 말했다.

이들 맥주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맥주평가전문사이트 '언탭드'에서 H41은 5점 만점에 3.22점, 칼스버그1883은 3.03점으로 기대에는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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