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구본무 떠난 LG빌딩 앞에 놓인 어느 대학생의 편지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18.05.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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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한 대학생' 트윈타워에 故 구본무 회장 추모 편지 남겨

21일 오후 LG 트윈타워 표지석 앞에 놓은 편지/사진=이정혁 기자21일 오후 LG 트윈타워 표지석 앞에 놓은 편지/사진=이정혁 기자


취업을 앞둔 어느 대학생이 장문의 편지로 고인이 된 구본무 LG (78,400원 ▼700 -0.88%) 회장을 추모했다.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 트윈타워 정문 표지석 앞. 여기에 놓인 하얀 A4 용지 한 장이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향하던 LG 계열사 직원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자신을 '대한민국 한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이는 손으로 직접 쓴 장문의 편지를 통해 평소 구 회장에 대한 존경심을 표출했다.

그는 "27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살아오면서 어려움을 견디고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할 때 제게 힘이 된 것은 다름 아닌 신념이었다"며 "나는 할 수 있다는 신념, 물질적 가치를 좇지 말자는 신념, 사람을 사랑하자는 신념 덕분에 많은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회장님께서 항상 강조하신 인간존중의 경영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며 "제가 LG를 좋아하고 회장님을 존경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면서 고인의 경영철학에 대해 깊은 공감을 나타냈다.

그는 "저는 지금 다시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며 "하지만 두렵지는 않다"고 취업을 앞둔 보통 대학생의 심경을 대변했다. 이어 "회장님을 평생 한 번이라도 뵙고 싶었는데 참으로 아쉽다"며 "회장님의 신념 또한 제가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편지를 본 한 LG 계열사 직원은 "구 회장의 인화경영이 대학생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다니고 있는 회사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LG 트윈타워 표지석 앞에 놓은 편지/사진=이정혁 기자21일 오후 LG 트윈타워 표지석 앞에 놓은 편지/사진=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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