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공식화' 우리은행, 저평가 굴레 벗나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8.05.2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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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으로 자회사 투자 여력 확대…증권사 전환 기대에 우리종금 '상한가'

'지주사 전환 공식화' 우리은행, 저평가 굴레 벗나


금융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우리은행이 저평가 탈출을 목전에 뒀다. 전문가들은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으로 증권, 자산운용, 신탁 등 투자 저변을 확대하며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해 주가 상승에 날개를 달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코스피 시장에서 우리은행 (14,800원 ▲250 +1.7%)은 전일 대비 650원(4.28%) 오른 1만5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증권사 전환을 검토 중으로 알려진 우리은행 자회사 우리종금 (707원 ▼15 -2.08%)은 181원(29.92%) 오른 786원에 상한가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일 우리은행은 금융 지주사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효율적인 정부 지분 매각을 위해 지주사를 해체한 지 5년 만에 다시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는 것이다.

지주사 추진의 핵심 배경은 현행 은행법상 제한받고 있는 자회사 출자한도 20%를 극복하고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통해 수익성과 사업 효율성을 강화해 기업 가치 상승을 도모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평가됐던 주가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우리은행 주가는 예금보험공사 지분 매각 가능성과 자회사 출자 한도 제한으로 성장성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은행주 가운데 가장 저평가였다. 우리은행 주가는 은행 업종 평균을 밑도는 PBR(주가순자산비율) 0.5배에 머물렀다.

2018년 3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자회사 출자한도는 자기자본 19조8000억원의 20%인 약 4조원이다. 이미 출자한 금액 3조3000억원을 제외할 경우 추가 출자 여력은 약 7000억원에 불과하다.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추가 자회사 출자한도는 금융당국의 이중 레버지리 비율(종속회사 투자지분 대비 자기자본 비율) 권고치인 130%까지 확대돼, 추가 출자 가능 금액이 약 4조원 후반대로 늘게 된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 시 가장 큰 효과는 계열사 확대 및 다변화에 있다"며 "지주사 전환으로 출자 가능 금액이 4조원 후반대로 증가하면 증권, 자산운용, 신탁사 등을 인수해 의미 있는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주사 전환 후 우리은행은 증권, 자산운용, 신탁사 인수로 적극적인 비은행 자회사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신탁사는 보험사보다 인수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고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아 우리은행의 ROE(자기자본이익률)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예보의 우리은행 잔여지분 18.4% 매각도 지주사 전환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가를 억누르던 물량 부담이 사라진 셈이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 방향이 선 지주사 전환, 후 예보 지분 매각으로 결정됨에 따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연내 매물 출회 가능성도 소멸했다"고 설명했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은행의 주주환원 정책도 더 강화될 전망이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정부 인가와 주주 동의가 필요해서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호조를 감안할 때 2018년과 2019년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각각 4.3%, 4.7%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금호타이어 매각 및 정상화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5%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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