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자의 90s, 00s, 10s

김서연 ize 기자 2018.05.21 09:06
글자크기
이영자의 화려하고 파란만장하며 흥미진진한 지난 27년의 역사. 그의 활동 기록은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변화이기도 하다.

©KBS뉴스©KBS뉴스


1990년대: 이영자의 전성시대

1991년 MBC ‘개그콘테스트’로 데뷔, 1992년 한 해에만 5개의 프로그램에 고정출연 했다. 1994년부터 프리랜서 선언을 해 SBS ‘기쁜 우리 토요일’의 ‘영자의 전성시대’와 KBS ‘슈퍼선데이’의 ‘금촌댁네 사람들’로 더욱 인기를 얻었다. 서른 개를 훌쩍 넘는 프로그램에 출연 및 진행하며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을 정도. 하지만 비만을 강조하는 대본(MBC ‘오늘은 좋은 날’) 등, 미디어는 늘 그의 큰 체구를 주목했고, 이 때문인지 1996년 일간지 광고 등을 통해 4개월 동안 ‘20kg 감량’을 선언하기도 했다. 한국방송대상과 대한민국연예예술상에서 코미디언상을 수상하는 등 전성기를 유지했지만, 동시에 시대적인 한계와 함께 여성에 대한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코미디를 많이 했었던 시절.



안 계시면 오라이 ‘영자의 전성시대’에서 그가 만들어낸 유행어. 지금까지도 방송에서 회자되곤 한다.
금촌댁네 사람들 당시 이영자가 직접 프로덕션 TV시티를 설립, 외주제작을 했다. 이영자를 대표하던 또 하나의 프로그램.
홍진경 이영자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하나. 이영자가 당시 모델로 활동하던 홍진경에게 코미디언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지원했다. 홍진경 스스로 그를 은인이라 말할 정도. ‘금촌댁네 사람들’에서 홍진경의 매니저를 자처하며 그의 섭외를 위해 무릎까지 꿇었다는 일화(SBS’힐링캠프‘)는 유명한 일화. 최근 홍진경은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이영자에 대해 말하기 위해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tvN©tvN
2000년대 : 전성시대는 끝나고

2000년대는 이영자에게 여러모로 힘든 시기였다. 데뷔 후 전성기를 이어오던 그는 30kg 이상을 감량하며 ‘이영자 다이어트 비디오’를 출시했다. 하지만 성형외과 의사 김 모씨가 지방흡입수술을 주장하며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고, 그로 인한 기자회견과 소송에 대중의 시선은 싸늘했다. 2003년 SBS ‘해결 돈이 보인다’로 지상파에 복귀하고, 최화정, 김원희와 함께 진행을 맡은 MBC 드라마넷 ‘삼색女 토크쇼’로 케이블 시청률 1위를 하기도 하면서 다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경제야 놀자‘ 에서 이소라에게 받았다는 다이아몬드가 가짜라는 감정을 받으며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로 인해 이소라가 비난을 받는 등 논란이 커지자 이영자는 방송을 위한 과장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다이어트 파문에 이어 대중이 그를 불신하게 만들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일요일 일요일 밤에‘ 제작진 측은 “두 사람의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결국 방송위원회에서 “시청자에 대한 사과” 조치를 받았다. 또한 예능 프로그램이 다수의 남성들이 출연하는 버라어이어티 쇼 위주로 재편되면서, 이영자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든다.



거짓말 90년대 전성기를 누리던 그가 방송에서 모습을 감추게 된 원인은 결국 말이었다. 하지만 당시 일이 잘못이되 방송 활동을 중단할 정도의 큰 잘못이었는가에 대한 부분은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대박집 쪽박집 강성범과 함께 진행을 맡았던 ‘해결 돈이 보인다’는 ‘쪽박집’이 ‘대박집’으로 기사회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인기를 모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영자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었다.
택시기사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서 이영자는 직접 택시를 운전하며 게스트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자신이 나서서 웃겨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났다. 어쩌면 지금의 이영자가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든 자리.

©KBS©KBS
2010년대 : 새로운 전성시대

컬투의 정찬우(현재는 공황장애로 활동 중단), 김태균, 그리고 신동엽과 함께 진행을 맡아 올해로 9년째 진행 중인 KBS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 이영자는 출연자들의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며 다시 한 번 입지를 다졌다. 이전만큼 많은 프로그램을 맡지는 않았지만 이영자의 존재감은 뚜렷했고,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새롭게 부상했다. 음식에 대한 남다른 지식과 애정을 보이는 그의 모습은 관찰 예능의 새로운 캐릭터로 떠올랐다. 그의 캐릭터가 송은이와 김숙의 팟캐스트 ‘비밀보장’으로부터 화제가 된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 여성 예능인들끼리 쌓은 관계가 새로운 전성기의 발판이 됐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인생의 굴곡 끝에 자신의 평소 모습을 통해 다시 한 번 얻은 기회가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의 어처구니 없는 편집으로 인해 중단 된 것은 시청자까지 답답하게 만드는 일이다. 이영자는 자신이 어묵을 먹는 영상에 세월호 참사 장면을 속보로 넣은 제작진에 충격을 받고 촬영 중단을 선언했다. 그가 이전처럼 즐겁게 방송하고 먹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안녕하세요 이영자가 감사하다고 언급하는 프로그램. 특히 신동엽과 주고받는 대화는 서로 적절한 조율을 통해 깨알 같은 웃음을 준다. 프로그램 자체가 가진 문제와 별개로 토크쇼 진행자로서 그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영자미식회 그가 먹방으로 화제에 오른 ‘전지적 참견 시점’은 특별편으로 ‘영자미식회’를 방영했는데, 특별 방송 이전부터 이미 그가 선보이는 먹방들은 ‘미식회’ 수준이었다. 좋아하는 것을 하다 보니 맞이한 제 2의 전성시대.
전지적 MBC 시점 그러나 ‘전지적 참견 시점’은 제작진의 문제로 현재 방송이 중단된 상태다. 이영자는 다시 한 번 찾아온 시련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