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라온제나스피치 아카데미를 찾았다. 링컨·처칠·오바마 등 말 잘하는 세계적 지도자들의 이름이 각각 적힌 강의실에는 스탠딩 마이크와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스피치 전문가 임유정 대표는 잘 가다듬어진 목소리로 머니투데이 기자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 모습. /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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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대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성공 스피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스피치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한다. 그는 "문 대통령 역시 친근한 스피치가 돋보인다"면서 "문 대통령은 낮고 부드러운 톤으로 청중을 중학생이라고 가정하는 듯 쉽게 풀어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성공하는 말하기, 세 가지만 기억하면 돼
스피치 전문가가 말하는 '성공하는 말하기'란. /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
성공하는 말하기를 배우기 앞서, '대화'와 '스피치'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대화를 할 땐 상대방과의 교감에 초점을 맞춰 소통을 이끌어야 하는 반면 퍼블릭 스피치(public speech)를 할 땐 논리를 내세워 주어진 시간 내 청중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
임 대표는 "대화를 할 땐 하인처럼, 퍼블릭 스피치를 할 땐 장군처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화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감성적인 면을 내세우고, 대중 연설을 할 땐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로 논리를 압축해야 효과적이다.
임 대표는 "돈이 되는 말하기는 앉아서 하는 게 아니라 '서서 하는' 스피치"라고 말한다. 주어진 시간에 내용을 압축해서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목소리: 하이톤(high-tone, 긴장도가 높은)은 만병의 근원. 높은 톤으로 말을 하면 뜻이 왜곡되기 쉬우므로, 목소리 톤은 낮게 내려 말하는 게 좋다. 이때 숨을 들이마신 뒤 배의 근육으로 소리를 밀어내면 소리가 흩어지지 않아 목소리 응집력이 커진다.
△어미: 말 끝이 올라가면 경박스럽다. 말 끝을 내리면 진중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줘 신뢰감이 높아진다. 또 여운이 생겨 다음 단어를 말할 때 자연스럽게 속도감이 조절되고, 말이 빨라지지 않는다.
△보디랭귀지: 손을 쓰면 긴장이 풀어져 말이 잘 나온다. 양 손을 가슴 높이에 두면 적절한 때에 손을 사용하기 쉽다. 손은 농구공을 쥔 듯한 모양을 유지하고, 손끝은 하늘을 향해 있는 게 좋다. 손짓은 항상 안에서 바깥을 향해야 설득력이 높아진다.
임 대표는 "국내 대기업 계열사 사장님의 국제 박람회 기조연설 교정을 맡은 적이 있다"면서 "말투와 목소리가 지나치게 강해, 톤과 어미를 내리는 연습이 필요했다. 이 훈련을 통해 보다 만족스러운 연설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스피치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을 여는 '감정대화'
임 대표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대화는 '감정대화'다. 감정대화는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대화다. 임 대표는 "대화로 상대방의 '마음'을 흔드는 사람들이 있다"며 "감정대화를 잘 하는 사람들은 대화 중 적절한 질문을 던져 상대방의 마음을 파악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를 할 땐 'why'(왜)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상대방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혹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생각하고 질문을 던지면 감정이 오가는 좋은 대화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