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난티(Ananti) 회원이십니까?"=아난티는 국내 유일의 고급 리조트 개발전문기업(Resort Developer)이다. 철저한 고급화 전략을 바탕으로 상류층을 대상으로 리조트를 설계·분양·운영해왔다. 골프장에서 시작해 리조트를 개발하고 호텔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나섰다.
2017년 7월에 힐튼 부산호텔과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를 영업 개시했다. 지난 4월 사명을 아난티로 변경했으며 올해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레지던스형 호텔 '아난티 강남'을 오픈할 계획이다.
최대주주는 중앙디앤엘(중앙관광개발이 물적분할한 회사)로 12.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명 회장(오너)이 2.45% 지분을, 2세인 이만규 대표이사가 3.13% 지분을 들고 있다.
◇고령화와 함께 막 오른 韓 고급 리조트 시장의 성장=골프장과 리조트 개발은 쉽지 않다. 초기 투자비용이 커 분양이 부진하거나 가동률이 낮으면 사업성이 없어서다. 리조트 개발에 성공해도 체인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성장하지 못한다. 국내 250여개 리조트 회사 중 체인화에 성공한 회사는 6개밖에 없다.
아난티는 힐튼 부산호텔과 아난티 해운대 준공으로 체인 확장기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고령화 시대 부유한 실버층을 위한 차별화된 리조트 업체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해 성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고급 리조트 시장은 단카이 세대(일본의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가 본격화된 2007년부터 급속히 성장했다"며 "부의 양극화가 더 심하고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인 한국에서 고급 리조트를 운영하는 기업은 성장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본의 호텔, 게스트하우스 등 여타 숙박산업이 역성장한 것과 달리 회원제 고급 리조트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고급 리조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본의 리조트트러스트 회원수는 2000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줄지 않고 성장했다. 리조트트러스트 회원은 금융자산 1억엔 이상을 보유한 60대 이상이 가장 많다. 리조트트러스트 주가도 2012년 이후 꾸준히 우상향했다.
한국에서도 상위 0.1% 부유층을 위한 고급 회원제 클럽리조트가 태동을 시작했다. '해외 여행을 가지 않아도, 해외 여행 이상의 경험을 선사한다'는 최고급 리조트를 지향하는 아난티의 성공 변수는 브랜드 우위와 차별화된 운영 개발력이 될 전망이다. 아난티 남해, 힐튼 부산, 아난티 서울, 청담에 이어 아난티 강남의 성공이 브랜드 플랫폼화의 시작이 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하고 있다.
◇운영매출 증가가 주가 방향성 가를 것=리조트 기업의 수익원은 크게 두 가지다. 회원권 분양에서 얻는 분양매출과 호텔, 리조트, 레스토랑 운영에서 얻는 운영매출이다. 분양매출은 분양 프로젝트가 계속될 경우에만 발생하므로 이익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운영매출 비중이 커져야 한다. 향후 신규 리조트 오픈이 없을 경우 분양매출(회원권 수입)은 창출되지 않지만 운영매출은 이익 영속성 면에서 가치가 높다.
지난 2015년 기준 아난티의 리조트 분양매출 비중은 84%에 달했고 운영매출 비중은 16%에 불과했지만 2016년 이후 운영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2016년 241억원이었던 운영매출은 지난해 525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957억원, 내년에는 1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레저형 디벨로퍼의 단점은 분양매출이 종료되는 시점에 신규 프로젝트가 없을 경우 매출 절벽이 발생한다는 점"이라며 "아난티는 지난해 힐튼 부산&아난티 해운대 개장을 시작으로 운영매출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했다. 감가상각비 증가, 힐튼 부산&아난티 해운대 오픈에 따른 초기 광고홍보와 신규직원 비용 등이 반영돼서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비 11.5% 증가한 1505억원, 영업이익은 65% 감소한 12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신규 분양사업 부재로 매출 감소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지난해 아난티 해운대의 성공적 론칭과 아난티 남해의 등기제 분양(회원권이 만료된 아난티 남해를 등기제 방식으로 전환해 약 500억원 규모 신규분양 매출 예상)으로 매출과 이익 성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아난티 남해의 등기제 분양과 아난티 해운대의 원가 및 판관비용 정상화로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회복할 것"이라며 "다만 추가적인 분양 프로젝트가 없다면 내년부터 매출과 이익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분양매출을 일으킬 신사업이 연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