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바이질스튜어트, 휠라가 선보인 슬리퍼 제품/사진제공=LF, 휠라코리아
생김새에 따라 이름이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슬리퍼'를 가리키는 말이다. 실내에서, 혹은 잠깐 외출할 때 신던 슬리퍼가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했다. '스트리트(길거리) 패션'이 주목받으면서다. 이 때문에 여름을 앞두고 브랜드마다 슬리퍼 제품군 강화에 나섰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슈콤마보니는 지난해 슬리퍼 제품의 스타일 수가 35개였지만 올해는 46개로 31% 늘렸다. 크리스탈로 포인트를 준 '멜로디 슬라이드'가 입고 기준 86%의 판매율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해 러플 장식 등 여성스러운 디자인을 확대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신발 전문 브랜드가 아닌 명품·스포츠웨어 브랜드에서도 슬리퍼의 인기는 높다. 특히 구찌 꽃무늬 슬리퍼는 지난해 글로벌 패션 검색플랫폼 리스트(Lyst)가 발표한 연간 보고서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신발'에 선정되는 등 대박을 쳤다. 구찌는 2015년 가을·겨울시즌엔 털 달린 블로퍼를 선보여 유행을 선도했다. 10대들 사이에선 '교복에 휠라 슬리퍼 코디'가 유행처럼 번졌다. 지난 3월 휠라와 츄파춥스가 협업해 출시한 슬리퍼는 두 달만에 완판됐다.
슬리퍼가 패션피플의 사랑을 받는 아이템으로 떠오른 건 '꾸안꾸'(꾸민듯 안꾸민듯 꾸민) 스타일이 각광받고 있어서다. 일상복으로 입어도 손색 없는 운동복 '애슬레저룩', 스트리트 패션의 유행과도 맞닿아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신발 시장에서 운동화와 함께 슬리퍼가 인기 품목으로 부상했다"며 "편안한 캐주얼웨어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