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퍼의 진화…패션피플 필수템 된 '슬라이드슈즈'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18.05.2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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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안꾸 스타일, 스트리트 패션 유행 따라…본격 여름시즌 앞두고 제품군 강화

질바이질스튜어트, 휠라가 선보인 슬리퍼 제품/사진제공=LF, 휠라코리아 질바이질스튜어트, 휠라가 선보인 슬리퍼 제품/사진제공=LF, 휠라코리아


'슬라이드슈즈, 백리스슈즈, 뮬, 블로퍼, 바부슈…….'

생김새에 따라 이름이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슬리퍼'를 가리키는 말이다. 실내에서, 혹은 잠깐 외출할 때 신던 슬리퍼가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했다. '스트리트(길거리) 패션'이 주목받으면서다. 이 때문에 여름을 앞두고 브랜드마다 슬리퍼 제품군 강화에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발 멀티숍 ABC마트는 최근 브랜드별 슬리퍼 제품의 발주량을 지난해보다 20~40% 늘렸다. 지난해 5~6월 슬리퍼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0% 증가하는 등 초여름부터 판매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슈콤마보니는 지난해 슬리퍼 제품의 스타일 수가 35개였지만 올해는 46개로 31% 늘렸다. 크리스탈로 포인트를 준 '멜로디 슬라이드'가 입고 기준 86%의 판매율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해 러플 장식 등 여성스러운 디자인을 확대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실제로 초여름부터 슬리퍼 수요는 줄을 잇고 있다. 최근 LF 라움에디션의 온라인 신발 주문생산 서비스 '마이슈즈룸'이 선보인 18개 스타일 중 절반(9개)이 슬리퍼 종류였다. 일정 수량 이상의 주문 건에 대해서만 생산에 들어가는 서비스인데 제작 기준점으로 삼은 수량 대비 3~13배의 주문이 이어졌다. '바네사브루노아떼' 블로퍼는 5차례 재주문에 들어갔다.

신발 전문 브랜드가 아닌 명품·스포츠웨어 브랜드에서도 슬리퍼의 인기는 높다. 특히 구찌 꽃무늬 슬리퍼는 지난해 글로벌 패션 검색플랫폼 리스트(Lyst)가 발표한 연간 보고서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신발'에 선정되는 등 대박을 쳤다. 구찌는 2015년 가을·겨울시즌엔 털 달린 블로퍼를 선보여 유행을 선도했다. 10대들 사이에선 '교복에 휠라 슬리퍼 코디'가 유행처럼 번졌다. 지난 3월 휠라와 츄파춥스가 협업해 출시한 슬리퍼는 두 달만에 완판됐다.

슬리퍼가 패션피플의 사랑을 받는 아이템으로 떠오른 건 '꾸안꾸'(꾸민듯 안꾸민듯 꾸민) 스타일이 각광받고 있어서다. 일상복으로 입어도 손색 없는 운동복 '애슬레저룩', 스트리트 패션의 유행과도 맞닿아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신발 시장에서 운동화와 함께 슬리퍼가 인기 품목으로 부상했다"며 "편안한 캐주얼웨어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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