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공동창업자 겸 CEO 리드 헤이스팅스. /사진=블룸버그
1.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ovation·개방적 혁신)
넷플릭스는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큰 회사다. 특히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취향에 맞는 영화를 추천하는 '시네매치(cinematch)' 알고리즘이 가입자들을 끌어모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순수 넷플릭스 기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업의 핵심 자산인 데이터를 과감하게 공개해, 외부의 역량으로 내부의 혁신을 이루어낸 것이다.
넷플릭스는 '감'으로 일하지 않는다. 모든 의사결정을 데이터라는 객관적 근거를 갖고 내린다. 그렇다고 '넷플릭스=데이터'도 아니다. 리드 헤이스팅스 공동창업자 겸 CEO는 "우리는 데이터로 시작하지만 마지막 결정은 늘 배짱(gut)으로 한다"며 "한 마디로 하면 'Informed intuition'(정보에 입각한 직관)이다"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 히트 친 대표작이다.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데이비드 핀처가 감독하고 케빈 스페이시가 주연을 맡은 오리지널 시리즈라면 성공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하우스 오브 카드의 성공에는 분석한 데이터를 가지고 최종 결정을 내린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신디 홀랜드 부사장과 콘텐트 수석 테드 사란도스다. 두 사람은 2011년 하우스 오브 카드를 방영작으로 결정하자마자 한 시즌 13편을 한꺼번에 제작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홀랜드는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로 "쇼비즈니스 업계에 넷플릭스가 앞으로도 오리지널에 계속 투자할 테니 함께 일해도 좋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했다"고 설명했다. 핀처 감독과 스페이시 등 할리우드 거물을 설득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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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넷플릭스 본사. /사진=넷플릭스 잡 홈페이지
조직문화도 색다르다. 넷플릭스가 사내 조직문화를 정리해둔 '컬처 덱'(Culture Deck)이라는 문서에는 "우리는 팀이지, 가족이 아니다"(We're a team, not a family)라는 구절이 있다.
공동창업자인 마크 랜돌프가 이끌던 창업 초기만 해도 넷플릭스는 화목하지만 결단력이 부족한 조직이었다. 하지만 헤이스팅스가 경영에 참여하면서 랜돌프를 포함한 직원 40%를 해고했다. 회사란 자신의 성장을 위해 실력 있는 구성원이 모인 곳이며, '최고의 보상은 탁월한 동료'라는 게 헤이스팅스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그는 "좋은 일터는 커피를 주고 점심에 초밥을 주는 곳이 아니다. 이런 게 정말 '좋은 것'이 되려면 회사에 좋은 동료가 많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A급 인재들에게는 보상을 아끼지 않으며, 아무리 똑똑해도 협업을 해치는 직원은 퇴직금을 주고 내보낸다.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업계 평균보다 생산성이 40% 높으며 수익률도 30~50%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