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 고위 간부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ZTE를 포함한 몇몇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프로세서 칩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현재 모든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들과 논의 중"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 엑시노스 칩셋을 공급할 새로운 고객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ZTE로의 부품 공급은 양측에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4위 규모 통신장비업체인 ZTE는 이번 제재로 미국에서 공수하던 부품 20~30%가량을 받지 못하면서 존폐 위기에 처했다. 본사가 위치한 선전 공장 가동도 멈추고 직원들을 강제 휴가에 보냈으며,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도 모두 중단한 상태다. 스마트폰 사업을 경쟁사에 매각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미국 외에 프로세서 공급처 다변화가 필요한 ZTE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고, 반대로 삼성전자 입장에선 최대 라이벌인 퀄컴이 ZTE에 부품 공급을 중단해 주춤거리는 사이 이 시장을 뺏을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프로세서칩 업계 1인자인 퀄컴은 ZTE와의 거래 중단으로 다음 분기 수익이 1주당 3센트 하락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은 모바일 프로세서 칩 분야에서 퀄컴과 애플에 실적이 뒤처진다. 다만 갤럭시 시리즈의 꾸준한 판매 증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서 지난해 출하량이 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로이터통신에 ZTE와 협상 중인지 확인해 줄 수 없으며, 모든 업체들과 동등하게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