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에 쓰는 칩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추진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8.05.1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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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삼성전자, 프로세서 칩 '엑시노스' 공급 협의중“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삼성전자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 프로세서 칩을 공급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텔이나 퀄컴 등으로부터 부품 수급이 중단돼 경영 위기에 처한 ZTE가 삼성전자를 우군으로 삼아 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 고위 간부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ZTE를 포함한 몇몇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프로세서 칩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용 플래그십 프로세서 '엑시노스'를 보유 중이지만 대부분 자사 스마트폰인 갤럭시 시리즈에 사용된다. 외부 고객은 현재 중국 스마트폰 업체 메이주 테크놀로지 한 곳뿐이다.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현재 모든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들과 논의 중"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 엑시노스 칩셋을 공급할 새로운 고객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공급처 확보는 미국이 대북·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ZTE에 7년간 퀄컴과 인텔 등 미국 기업과 거래를 못 하도록 제재를 내린 가운데 나왔다. 라이벌인 인텔이나 퀄컴 등 미국 업체들이 중국 업체들과 부품 거래를 못하는 상황에서 '엑시노스'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ZTE로의 부품 공급은 양측에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4위 규모 통신장비업체인 ZTE는 이번 제재로 미국에서 공수하던 부품 20~30%가량을 받지 못하면서 존폐 위기에 처했다. 본사가 위치한 선전 공장 가동도 멈추고 직원들을 강제 휴가에 보냈으며,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도 모두 중단한 상태다. 스마트폰 사업을 경쟁사에 매각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미국 외에 프로세서 공급처 다변화가 필요한 ZTE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고, 반대로 삼성전자 입장에선 최대 라이벌인 퀄컴이 ZTE에 부품 공급을 중단해 주춤거리는 사이 이 시장을 뺏을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프로세서칩 업계 1인자인 퀄컴은 ZTE와의 거래 중단으로 다음 분기 수익이 1주당 3센트 하락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은 모바일 프로세서 칩 분야에서 퀄컴과 애플에 실적이 뒤처진다. 다만 갤럭시 시리즈의 꾸준한 판매 증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서 지난해 출하량이 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로이터통신에 ZTE와 협상 중인지 확인해 줄 수 없으며, 모든 업체들과 동등하게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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