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려고, 혹은 잠들지 않으려고 돈 쓰는 이들을 위해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8.05.12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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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잃어버린 잠을 찾아서'…때론 달콤하고, 때론 괴로운 세상 모든 잠에 관한 이야기

잠들려고, 혹은 잠들지 않으려고 돈 쓰는 이들을 위해


인간은 누구나 다섯가지 욕구를 갖고 있다. 욕구들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이른바 '매슬로우의 인간욕구 5단계 이론'(Maslow's hierarchy of needs)이다. 이중 최하이자 최우선단계는 먹고 자고 화장실에 가는 '생리적 욕구'다. 아주 기초적인 욕구를 충족해야만 상위 욕구를 챙길 여유가 생긴다.

생리적 욕구 중에서도 하나를 꼽자면 '잠' 아닐까. 며칠 굶을 순 있어도 밤을 꼬박 샌 날에는 일상 자체가 흔들린다. 누구나 잠을 자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누구는 잠을 못자서 괴롭고, 누구는 잠을 너무 많이 자서 고민이다.



일생을 잠 때문에 고생한 저자가 잠과 불면, 꿈에 관해 과학적·역사적·문학적으로 파고들었다. 저자는 젊은 시절엔 수면 무호흡증에, 결혼 후에는 쌍둥이 아이들을 키우느라 수면 부족에 시달리면서 잠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생겼다.

저자는 잠이 없기로 유명했던 '발명왕' 에디슨 사례를 든다. 그의 밤샘 실험이 '백열전구'를 탄생시켰다. 아이러니하게도 백열전구의 등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밤에 잠을 자지않고 일 할 수 있게 됐다.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은 유명세에 부담을 느껴 36세 이후부터 은둔 생활을 했다. 여생 대부분을 침대에서 보내며 수많은 집필, 제안서를 남겼고 간호학의 초석이 된 '간호 노트'를 썼다.



현대인들에게 잠은 골칫거리다. 불면증 치료를 위해 돈을 쓴다. 야근을 위해 커피 여러 잔을 들이킨다. "위대하든 보잘것없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잠잘 때는 모두 평등하다"는 '돈키호테' 속 말처럼 수면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누가 대신 해줄 수도 없는 오로지 혼자서만 통과할 수 있는 문이다. '잠자는 시간 만큼 인생에 의미있는 시간도 없다'는 저자는 자는 공간은 한정돼 있어도 꿈의 세계는 무한하다고 역설한다.

잃어버린 잠을 찾아서=마이클 맥거 지음. 임현경 옮김. 현암사 펴냄. 304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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