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오염으로 매년 7백만명이 죽는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05.0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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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아프리카 저개발 지역에 사망자 90% 몰려…미세먼지 특히 위험, 폐암·심장병·뇌졸중 등 유발

/사진=WHO/사진=WHO


오염된 공기로 매년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고 있으며, 실외 공기뿐만 아니라 실내 공기 오염 문제도 심각하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했다.

WHO는 1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계 인구의 90%가 암이나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수준의 대기 오염에 노출돼 있으며, 이 때문에 매년 700만명이 사망한다"고 전했다.



WHO가 2016년 세계 108개국, 4300여개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한 이번 보고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저개발 지역의 대기 오염이 가장 심각하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공기 중 독성 물질이 WHO 기준의 5배에 달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특히 황산염, 질산염, 블랙카본(디젤에서 배출되는 1급 발암물질) 등으로 구성된 미세먼지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폐 속 깊숙이 침투해 천식이나 폐암, 심장병, 뇌졸중,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등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실내 공기 오염도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WHO는 지금도 약 30억명의 사람들이 요리나 난방 시 발생하는 치명적인 연기로 건강을 해치고 있다면서 실내 공기 오염으로 말미암은 연간 사망자가 380만명에 이르며 특히 여성과 어린이들이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WHO에서 공중보건과 건강에 대한 환경·사회적 요인 분야를 담당하는 마리아 네이라 박사는 "세계 곳곳에서 대기 오염이 여전히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는 것이 두렵다"면서 "대기 오염은 오늘날 건강에 대한 가장 큰 환경적 위험이자, 공중 보건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대기 오염으로 말미암은 사망자의 90%가 저개발 지역에 몰려 있지만 선진국이라고 대기 오염 문제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예컨대 영국은 매년 4만명이상이 대기 오염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200억파운드(약 29조2400억원)에 달했다. 이에 영국 정부는 '국가 건강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025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기로 했다.


테드로스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대기 오염에 대한 긴급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에 결코 다가갈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CNN은 "좋은 소식은 많은 도시가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전문가들은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걷기와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 이용 확대 등을 꼽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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