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P2P 대출, "성장 위해선 규제완화·법규제정 필요"

머니투데이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2018.04.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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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 인터뷰]P2P 대출업체 '렌딧' 김성준 대표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가 금융계와 산업계, 정계와 학계 등의 관심 있는 인물들을 소개합니다.

P2P 대출업체 렌딧 김성준 대표/사진=김창현 기자P2P 대출업체 렌딧 김성준 대표/사진=김창현 기자


P2P 대출업체 ‘렌딧’이 중금리 대출 시장에 뛰어든 지 올해로 4년 차가 됐다. 렌딧은 2015년 3월 창립해 현재 누적대출금액 1210억원으로 최근 6개월 기준 국내 P2P 개인 신용대출의 약 45%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업계 1위다.

국내 신용대출 시장은 4~5%대 저금리와 20%대 고금리로 양분돼 있다. 따라서 4~6등급의 중신용자들은 은행 저금리 대출을 받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20%대의 고금리를 써야 한다.



이런 금리절벽을 해소하기 위해 사잇돌 대출이 등장했고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됐다. 하지만 사잇돌 대출은 정부지원 형태이며 인터넷전문은행은 아직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렌딧의 김성준 대표는 P2P 대출이 국내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지속적인 중금리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몇 가지 필요한 사항이 있다고 밝혔다.



◇P2P 대출을 직접 규제할 법규 제정 필요

올 3월말 기준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 누적대출액은 2조3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는 아직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김 대표는 “P2P 대출의 미비된 법규를 정비하고 규제를 완화하면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P2P 대출은 투자자를 다 모은 후에만 대출이 가능하며 P2P 대출업체가 자기자금으로 선대출이 불가능하다. 이러다보니 사정이 급한 대출자는 고금리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도 P2P 대출업체가 직접 투자하면 안전성이 더 보장될 수 있다. 미국, 중국 등 해외는 자기자금 선대출이 허용되고 있다.


또한 국내 금융기관의 투자가 적극 이뤄져야 한다. 금융기관의 투자는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도 유리하다. 금융기관이 보유한 전문적인 리스크관리팀이 해당 P2P 대출업체의 대출채권 운영 방식을 검토한 후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P2P 대출 업무나 규제 범위를 직접 규정한 법규가 없다. 금융위원회가 P2P 대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대부업법의 일부 시행령을 개정해 규제할 뿐이다.

올해 2월 김수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P2P 대출의 등록 및 감독, 이용자 보호에 관한 내용을 담은 ‘온라인 대출거래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 했으나 정무위원회 계류 상태다.

◇대출 형태별 규제의 필요성

렌딧은 지난 26일 “대다수 협회사와 산업의 본질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고 협회의 전반적인 운영 방향성에 공감하기 어렵다”면서 한국P2P금융협회 탈퇴를 전격 발표했다.

김 대표는 “중금리 개인 신용대출과 기술에 기반해 금융산업에 혁신을 불어 넣겠다는 회사 방향성에 보다 집중하기로 했다”고 탈퇴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P2P 대출업체들 대부분 부동산 담보·PF 대출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개인 신용대출만 취급하는 렌딧과 사업 방식 차이가 벌어졌다고 김 대표는 부언했다.

P2P 대출은 개인 신용대출, 소상공인·법인 대출, 부동산담보·PF 대출 등으로 나뉜다. 각 대출 형태별로 상환방법과 위험성이 다르고 업체의 운영 방식도 상이하다.

최근에는 P2P 대출의 부동산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부실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 2월 금융위원회는 ‘P2P 대출 가이드라인 연장 시행’을 발표하면서 투자자 제공 정보에 ‘부동산 PF 대출 투자상품 주요사항’을 새로 포함시켰다.

김 대표는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투자자·대출자를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금융으로 성장하려면 대출 형태별로 규제를 달리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1%대 중금리 대출이 가능한 이유…'빅데이터 분석의 힘'

김 대표는 렌딧의 가장 큰 강점으로 고객의 신용정보 빅데이터 분석 능력을 꼽았다. 그는 “평균 대출 금리 11%대 수준이 가능한 이유는 자체 개발한 심사평가모델을 기반으로 적정금리를 산출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은행의 경우 우량고객이 주 대상으로 굳이 신용분석을 세밀히 할 필요가 없고, 제2금융권은 위험에 대한 대손율을 높게 잡아 고금리 대출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 렌딧은 고객의 동의하에 NICE평가정보 등에서 받은 250여 가지 신용정보를 토대로 빅데이터 분석을 한다. 현재 신용등급 뿐 아니라 과거 18개월간의 신용변화 추이, 대출규모, 신용카드 소비패턴, 추정 소득정보 등을 반영해 자체적인 신용등급을 산정하고 적정 금리를 결정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P2P 대출 위험을 분산투자로 극복

2015년 사업 초기만 해도 P2P 대출 금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투자자들은 대출의 연체·부도 등으로 부실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P2P 투자를 망설였다.

김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금을 수백 군데 분산투자해 위험을 감소시켰다”며 “어느 한 곳에 연체나 부실이 발생해도 분산투자한 결과 평균 세전 투자 수익률이 7%대를 넘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렌딧은 실시간 분산투자 추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며 누적분산투자가 627만건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또한 세밀한 대출심사평가와 손실예측을 하고 있어 연체율이 한국P2P금융협회 기준 1.2%에 머물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신용평가 인프라는 미국, 일본, 영국 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이를 제대로만 활용하면 적정 금리와 투자수익률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P2P 대출 렌딧 김성준 대표/사진=김창현 기자P2P 대출 렌딧 김성준 대표/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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