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익률 50.1%의 비밀…연이익 19조 가시권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8.04.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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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연속 4조원대 영업이익 '역대 2위 성적'…"D램 공급부족 지속 전망" 제품다변화로 시장수요 대응

SK하이닉스 이익률 50.1%의 비밀…연이익 19조 가시권


반도체 호황에 올라탄 SK하이닉스 (178,200원 ▼3,000 -1.66%)가 1분기 신기록을 썼다. '제조업의 꿈'으로 불리는 영업이익률 50%를 처음으로 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역대 2위 성적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2, 3분기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다. 연간 매출 38조원, 영업이익 19조원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영업이익률 50.1%..사상 최대



SK하이닉스는 24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연결재무제표 기준 실적공시에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조7197억원, 4조3673억원이라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3조1203억원으로 집계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0% 늘었다. 매출도 1년 전보다 38.6%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는 못 미치지만 2분기 연속 영업이익 4조원대의 역대 2위 기록인 데다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줄어드는 1분기 비수기 효과를 감안하면 단순한 호실적 이상의 성적표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비수기 영향으로 1분기 D램 출하량은 지난해 4분기보다 5%,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10% 각각 줄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50.1%의 사상 최고 영업이익률(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100원어치를 팔아 50원 이상을 남긴 셈이다.

소프트웨어 등 고정비가 적은 비제조업 분야에선 가끔 50%를 넘는 영업이익률이 나오지만 대규모 장비투자가 필수인 제조업에서 이런 기록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국내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5~6% 정도다.

SK하이닉스는 경이적인 수익성의 비결로 반도체 슈퍼호황을 꼽았다. D램 평균판매가격이 지난해 4분기보다 9% 상승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호황이라도 원가절감과 공정개선 등 자체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영업이익률이 50%를 돌파하는건 불가능하다고 본다. 최종출하까지 한달여 동안 500~600단계를 거치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선 똑같은 10나노급 제품이라도 몇 번의 공정을 거쳐 몇 시간만에 완성되느냐가 곧 비용과 생산량으로 직결된다는 얘기다.

올해 연간 실적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성수기인 3분기의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잖다.

D램 시장에선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의 투자 확대가, 낸드플래시 시장에선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 확대가 시장 성장세를 이끌 쌍두마차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매출 기준 D램 시장성장률 전망치를 올 초 예상했던 13%에서 37%로 올렸다. 낸드플래시 시장성장률 전망치는 10%에서 17%로 높였다.

이명영 SK하이닉스 경영지원담당 부사장은 "D램 업체들의 신규 공정 비중 확대와 생산량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급부족 상황은 올해 안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낸드 가격·도시바 지분인수

변수는 낸드플래시 시장이다. 글로벌 낸드플래시 평균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까지 6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낸드플래시 평균가격을 전분기보다 1% 낮춰 팔았다.

스마트폰·PC(개인용컴퓨터) 시장의 둔화와 암호화폐 가격하락 등이 본격화할 경우 성장 모멘텀이 다소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보완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일본의 도시바메모리 지분 인수가 지연되는 것 역시 불안 요소다.

SK하이닉스는 신규공정 확대와 제품 다변화로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사장은 "올해 10나노급 비중을 전체 D램의 3분의 1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72단 3D(3차원) 낸드플래시 양산 계획에도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10나노급 D램과 72단 3D 낸드플래시 모두 업계 선두권의 첨단 공정이다.

연간 투자는 지난해(10조3000억원)보다 30% 이상 늘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충북 청주 M15공장, 중국 우시공장 완공에 따라 장비가 입고된다. 내년 상반기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청주 M15공장은 연말로 예정된 완공시기를 앞당겨 D램 의존형 사업구조 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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