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봄' 임박…평화의 경제효과 수혜주는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8.04.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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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애널리스트, 북한 분석 보고서 쏟아내

남북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증권가에선 북한 보고서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북한이 경제-핵 병진노선을 폐기하면서 대북 정세가 급변하자 증시에서는 단순한 남북경협 테마주를 넘어 '종전 수혜주'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23일 코스피 시장에선 한라 (2,030원 ▲15 +0.74%)가 6.12% 급등했고 한국가스공사 (27,350원 ▲100 +0.37%)가 5.60%, 한국전력 (22,050원 ▼50 -0.23%)이 2.51% 오르는 등 건설·철강·전기가스를 비롯한 사회간접자본(SOC)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한반도의 봄' 임박…평화의 경제효과 수혜주는


지난 20일 북한은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고 2013년 제시했던 경제-핵 병진노선을 폐기하며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상황에서 전해진 이 소식은 북한의 경제개발과 관련된 소재·산업재 업종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건설이 최대 수혜업종으로 지목됐다. 북한이 경제개방을 전면에 내세운 상황에서 인프라(도로·철도·전기·가스 등 사회적 생산기반 시설) 건설과 도시개발이 최우선 과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일례로 2016년 기준 북한 고속도로의 길이는 774km로 남한(4437km) 대비 17.4%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산업재 팀장은 "북한이 경제개발을 대내외 전면에 내세운 건 처음 있는 일이므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북한 경제개발 과정에서 한국 건설사의 투자, 기술이전, 시공 등 다양한 역할이 요구될 가능성이 높아 지금은 합리적 상상이 필요할 때"라고 판단했다.

한국 건설사들은 개성공단과 경수로 발전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남북경협 테마주로 떠오른 남광토건 (6,400원 ▲40 +0.63%)은 북한에 공장을 건설했고 현대건설 (33,150원 ▼100 -0.30%)도 경수로 사업에 참여한 바 있다.


키움증권은 범현대가 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대북사업 경험이 있는 곳은 현대건설이므로 남북 경협 초기에 현대건설이 주도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더불어 범현대 건설사인 현대산업 (8,120원 0.00%), 한라도 동반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봤다. 특히 현대건설과 현대산업, 한라는 인프라 및 민자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북한을 '지하자원의 보고'로 지목하며 철강을 비롯한 소재업종에 주목한 보고서도 나왔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남북한 정상회담 시기 증시에서는 건설과 철강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올해는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개최되므로 기대감이 더 높다"고 언급했다. 즉 남북 정상회담 뒤에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더 강력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관련 모멘텀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증시 전체적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되는 중대한 계기가 될 거란 분석도 제기됐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한국 증시는 신흥국 증시 평균 대비 27%, 선진국 증시 대비 43% 할인된 상태다.

'한반도의 봄' 임박…평화의 경제효과 수혜주는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입장에서 '전쟁 발발 가능 국가군'이라는 이미지는 국내 증시에 장기 저평가 원인을 제공해왔다"며 "이론적으로 전쟁 위험이 축소될 경우 국내 증시가 재평가되며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현재 북한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648달러인 것을 감안해 과거 남한의 1인당 GDP가 500달러(1974년)에서 2000달러(1983년)로 증가하던 시기 주력 산업이던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한이 경제를 개방할 경우 장기적으로 유사한 산업 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1974년~1983년 당시 남한의 성장 주력 산업은 건설, 철강, 전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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