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두딸 회사서 내보내고 사과했지만…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김남이 기자 2018.04.2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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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석태수부회장 '거수기' 그칠듯, 당국 조사 착수한 비리만 4개…이르면 이번주 조 전무 소환 조사

왼쪽부터 조양호 회장, 조현아 사장, 조현민 전무/사진=머니투데이 DB왼쪽부터 조양호 회장, 조현아 사장, 조현민 전무/사진=머니투데이 DB


조양호 한진 (20,850원 ▼450 -2.11%)그룹 회장이 장녀인 조현아(44)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차녀인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 등 두 딸의 그룹 내 모든 직책을 '즉각 박탈'한다고 22일 밝혔지만, 이 조치가 이번 사태를 무마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지난 12일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 이후 사태는 명품 밀반입·관세 누락·미국인 조현민 등기이사 논란·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폭언 등 한진 오너 일가 '종합 비리세트'로 번진 상황이다.



조 회장이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대한항공 전문경영인 부회장으로 보임하겠다고 밝혔지만,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조 회장이 본인이 현직을 유지해 석 부회장의 역할은 '거수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석 부회장은 오랫동안 조 회장의 '오른팔'로 한진해운 법정관리 개시 이후 법정관리인을 지내며 파산까지 처리한 후 한진칼 대표이사로 갔다가 다시 대한항공 부회장에 오르게 됐다.



조 회장의 이번 사과는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오너 일가의 관세 포탈 및 밀반입 의혹으로 번진데다 오너 일가 자택과 대한항공 본사가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받은데 따른 것이다.

또 사건 이후 대한항공 직원들은 나서서 언론에 다양한 제보를 쏟아냈다. '갑질'과 오너 일가의 불법을 제보하기 위한 직원들의 자발적인 SNS 채팅방이 개설될 정도다.

이명희 이사장과 조 전무가 거의 매일 부하 직원들에게 한 고성과 폭언, 욕설이 담긴 음성 녹음들도 속속 공개됐다. 오너 일가의 비리와 관련해서는 정부 당국에서 조사에 착수한 것만 4가지에 이른다.
조양호 회장, 두딸 회사서 내보내고 사과했지만…
경찰은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이명희 이사장의 폭언 및 폭행을 수사 중이다. 관세청은 가구, 옷 등 오너 일가의 개인물품 밀반입을 조사 중이며, 지난 21일 오너 일가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조만간 관련자들을 소환할 계획이다.


또 국토부는 조 전무의 불법적인 진에어 (13,280원 ▼150 -1.12%) 등기이사 등재와 관련해 내부 감사에 착수하고, 진에어와 대한항공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국토부는 감사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대한항공 필리핀지점이 오너 일가의 가정부 고용을 지원하고 있다거나 오너 일가가 항공기에 탑승을 할 때는 특별청소를 진행했다는 등 다양한 의혹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도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오너가의 물품이 '항공부품'으로 인식돼 탈세의 방법으로 이용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대한항공 측은 "항공부품은 관세가 부과된다"고 해명했지만 항공부품은 90% 가량이 무관세인 상황이다.

5000달러짜리 드레스를 밀반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한항공은 "이같은 사례가 있었는지 확인된 바도 없으며 총수 일가의 물품을 일반 승무원이 열어봤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또 최근 조 회장이 큰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자신의 집무실에 방음공사를 했다는 것에 대해선 "일상적인 시설 점검을 한 적은 있었으나 방음 공사를 한 적을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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